세계 최초 '섬모 마이크로로봇' 개발
세계 최초 '섬모 마이크로로봇' 개발
  • 박현진 기자
  • 승인 2016.08.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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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점성이 높은 유체 환경에서 추진효율이 뛰어난 마이크로로봇 개발
사진 좌측이 섬모운동을 통해 추진하는실제 짚신벌레의 전자현미경(SEM) 사진이며, 우측상단이 실제 제작된 '섬모 마이크로로봇'의 전자현미경사진이다.[우측상단 (3차원 view, Scale bar=100 μm),우측하단(Top view, Scale bar=100 μm)] (사진:DGIST)

유영하는 마이크로로봇은 정확한 표적치료, 최소칩습적 수술 및 진단, 정확한 세포 및 약물전달 등 다양한 의공학적 응용을 가능하게 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마이크로로봇과 마이크로로봇의 여러 가지 구동법이 개발됐었는데, 거시적 세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유영법인 관성 기반의 대칭적 왕복운동은 미시적 세계에서는 점성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추진효율이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미시적인 세계에서의 유영법들이 마이크로로봇을 위해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는데, 이 유영법들은 미생물의 유영법을 모방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나사선 회전운동, 진행파동운동, 섬모운동 등을 들 수 있는데 나사선 회전운동 및 진행파동운동을 통해 구동되는 로봇은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팀에 의해 구현됐다.

((좌)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 (우)DGIST 로봇공학전공 김상원 박사과정) (사진:DGIST)

그에 비해 섬모운동을 통해 구동되는 로봇은 이론적으로는 발표가 됐으나 실험적으로는 아직 세계적으로 구현되지 못했는데 이것은 많은 수의 섬모가 3차원적으로 붙어있는 구조물 제작기술의 부재 및 그러한 섬모들의 비대칭적 왕복운동이 힘들어서다. 

이번에 세계최초로 국내 연구팀이 그 섬모를 이용해 움직이는 짚신벌레처럼 약물 및 세포를 전달하고, 정확한 제어가 가능한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한 것이다.

DGIST(총장 신성철)는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 연구팀이 짚신벌레의 섬모운동을 모방해 혈액 등과 같이 점성이 높은 체내 유체 환경 내에서 추진효율이 뛰어난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2일(화) 밝혔다.

짚신벌레를 모방한 마이크로로봇 설계도(사진:DGIST)

최홍수 교수 연구팀은 초미세 3차원 가공기술 및 비대칭적 자기장 구동 기술을 이용해 지금까지 마이크로로봇에 구현하지 못하고 이론적으로만 알려진 미생물의 섬모운동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미생물이 유영하는 마이크로 유체 환경은 인체의 내부 유체처럼 점성이 매우 높은 환경으로 거시적 환경에서 사람과 같은 큰 동물이 수영할 때 활용하는 관성 기반 대칭적 노젓기운동과 같은 유영법으로는 추진력을 만들어내기 힘들다. 이로 인해, 미생물은 나사선 추진운동, 진행파동운동, 섬모의 비대칭적 왕복운동 등의 추진법을 활용해 점성이 높은 환경에서 이동하고 있다.

미생물의 추진방법인 나사선 추진운동, 진행파동운동을 적용한 마이크로로봇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 네델란드 트벤테대학, 미국 하버드대학 등에서 구현했으나, 섬모운동을 활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마이크로로봇의 개발은 다수의 섬모가 달린 미세구조물 제작 및 비대칭적 구동의 어려움 등으로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개발한 사례가 없었다.

3차원 레이저 리소그래피 및 금속 Sputtering 공정을 통해 제작되는 마이크로로봇 공정 개요도

최홍수 교수 연구팀은 3차원 레이저 공정 기술 및 정밀 금속 코팅을 이용해 광경화성폴리머 소재에 니켈과 티타늄을 코팅한 섬모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했으며, 비대칭적 자기장 인가 기술을 활용해 섬모 마이크로로봇의 움직임을 측정한 결과 속도 및 추진효율이 기존의 자기장 끌림 구동 방식으로 움직이는 마이크로로봇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길이가 220 마이크로미터, 높이가 60 마이크로미터인 섬모 마이크로로봇의 최대속도는 초당 340 마이크로미터로 기존에 사용해왔던 자기장 끌림 구동 방식으로 움직이는 마이크로로봇에 비해 최저 8.6배에서 최대 25.8배의 이동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비대칭형 왕복 자기장 인가를 통한 섬모운동을 구현>(a) 섬모 마이크로로봇의 자기장 제어, 자기장이 후방으로 인가될 때 섬모는 뒤쪽으로 휘어짐, (b) 섬모 마이크로로봇의 자기장 제어, 자기장이 위쪽으로 인가될 때 섬모는 위쪽으로 휘어짐, 위의 두 자기장 방향을 왕복하여 인가하면 비대칭적 섬모의 노젓기운동을 함 (c) 인가된 자기장 각도에 따른 섬모가 휘어지는 각도 계산결과 (d) 인가된 자기장 각도에 따른 섬모가 내는 자기힘 계산결과 (e) 섬모가 휘어지는 각도에 따른 자기힘 계산결과(사진:DGIST)

자기장을 이용한 실험에서 방향 전환도 자유자재로 가능해 직경 80 마이크로미터의 구체를 밀어서 목표 지점에 전달할 수 있어, 점성이 높은 체내 환경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크로로봇들보다 많은 양의 약물 및 세포를 목표 지점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는 “지금까지 구현하지 못했던 섬모의 비대칭적 왕복운동을 모방한 마이크로로봇을 정밀 3차원 제작기술 및 자기장 제어 기술을 통해 개발했다”며 “체내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작동할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을 꾸준히 연구해 약물 및 세포 전달, 체내 비침습적 수술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지난달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가 교신저자, 로봇공학전공 김상원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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