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처럼 작동하는 '스마트물질' 개발… 초소형 로봇 활용 기대
생명체처럼 작동하는 '스마트물질' 개발… 초소형 로봇 활용 기대
  • 김수아 기자
  • 승인 2016.07.12 0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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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움직이고 팀웍을 이룰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

벌과 철새처럼 무리지어 이동하는 생물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미세입자가 개발됐다. 마치 지능이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이 입자들은 약물 전달용이나 초소형 로봇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티브 그래닉(Steve Grainick) 특훈 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단장)(사진:UNIST)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의 스티브 그래닉(Steve Grainick) 특훈 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단장)가 이끄는 연구진이 미세한 콜로이드(colloid) 입자들이 스스로 조립되는 자기조립 현상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실험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콜로이드는 일반적인 분자나 이온보다 크고 지름이 1㎚~1000㎚ 정도로 작은 미립자가 기체나 액체 중에 분산된 상태를 말한다.

무리지어 이동하는 벌과 철새, 군집을 이루는 박테리아 등 크고 작은 자연계 생명체들은 집단적이면서 조직적인 행동패턴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세포나 개체들이 조화롭게 모이고, 움직이는 형상은 마치 한 집단의 팀원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며 팀웍과 시스템을 이루는 듯해 경이로움 마저 자아낸다.

콜로이드 내에 중심을 벗어난 전하의 비균형성 영향으로 다양하게 형성되는 콜로이드 자기조립 구조체.<사진설명> 이번 연구에서 콜로이드 입자는 유리구체의 한 쪽 면에만 금속박막을 입혀 양 쪽 면이 각각 다른 전햐량을 가진다. 파랑색과 빨간색은 이런 전위차를 나타낸다. 각 점의 크기는 전하량의 크기를 보여주며 파랑색 화살표는 전반적인 입자의 운동 방향이다. 입자 양면의 표면전하 차이는 콜로이드 입자간 정전기 힘에 불균형이 생기도록 해 입자간 활발한 등방성의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을 유발했다. 전기장안의 다른 주파수 세기에 따라 입자들은 길게 꼬리를 만들거나, 느슨하면서도 큰 무리를 형성하기도 하고, 촘촘하게 모여 개별적인 군락을 여러 개 형성하기도 했다. 전압 세기만을 조절함으로써 원하는 형태의 입자들의 무리 형성을 재연할 수 있었다.

스티브 그래닉 교수팀과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Northwestern University) 에릭 루이첸 (Erik Luijten) 교수팀은 인공적으로 제작한 미세입자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생명체처럼 조직적인 형태를 갖추고 행동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전위차라는 간단한 원리로 생명체 같은 ‘능동 입자’(active particles)를 구현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양 쪽 면이 전기적으로 다른 성질을 지난 소위 ‘야누스 입자’를 활용해 제작이 쉽고, 자발적 운동성이 실현된 능동 입자를 만들었다. 마이크로 크기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전기적으로 컨트롤함으로써 입자들이 스스로 떼를 지어 이동하고(Swarms), 군집하고(Clusters), 체인 형태(Chains)를 띠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유리구체의 한 쪽 면에만 금속박막을 입혀 양 쪽 면이 각각 다른 정전기력을 가지도록 했다. 증류수 안에 교류 전압을 가하면, 정전기력의 불균형으로 입자간 상호작용이 활발히 발생한다. 일부 입자들은 더 강하게 밀어내고, 반면 어떤 입자들은 서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현상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일부입자들은 중립적 모습을 나타냈다.

개별 입자간 역동적인 상호작용은 규칙적이면서도 다양한 군집형태로 ‘유영’(Swim)하는 형태를 나타냈다. 특히 전기장 안의 주파수 세기에 따라 입자들은 길게 꼬리를 만들거나, 느슨하면서도 큰 무리를 형성하기도 하고, 촘촘하게 모여 개별적인 군락을 여러 개 형성하며 이동했다. 전위차만을 조절함으로써 원하는 형태의 입자들의 무리 형성을 재연할 수 있었다.

야누스 입자를 이용한 실험 결과,사진설명>연구진은 두 개의 전극이 꽂힌 콜로이드 용액에 일정 진동수 이상의 교류 전압을 가하여, 전극에 수직축으로 전기장을 가하였다. 탈이온 증류수 안에 무질서하게 채워져 있던 콜로이드 입자들은 전기장이 가해졌을때 입자 양면의 정전기력의 차이로 양 표면과 증류수 안 전하간의 쌍극자모멘트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런 힘의 불균형으로 입자들은 자발적으로 이동했다. 입자 양면의 표면전하 차이는 콜로이드 입자간 정전기 힘에 불균형이 생기도록 해 입자간 활발한 등방성의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을 유발했다. 일부 미세 콜로이드 입자 간 서로 밀어내기도 하고 서로 끌어당기기도 하는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이 외 입자들은 밀어내면서도 끌어당기는 중간 상태로 유지되기도 했다.

야누스 입자와 손쉬운 전기적 제어 방법을 고안함으로써, 자연계의 자기조립방식을 모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구현해 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활용하면 약물 성분을 함유한 입자들이 표적 위치에서 군집을 형성하도록 조정해, 부작용 없이 국소 부위에서만 약효가 발생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 나아가 생명체처럼 스스로 움직이고 팀웍을 이룰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스티브 그래닉 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 가지 성질을 지닌 동일한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형태의 자기조립 구조체가 형성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냈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물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원하는 성질이 발현되는 스마트물질 연구가 활기를 띌 것이다”며 연구 성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래닉 단장은 또 “이번 연구는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과 일리노이 대학 연구진의 실험 노하우, 노스웨스턴 대학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의 합작품이다. 향후 인공지능(AI) 물질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및 화학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IF 38.891)’ 온라인판에 7월 12일(한국시간)에 게재됐다.(논문명: Reconfiguring Active Particles by Electrostatic Imbalance)

 

연구결과 개요

개별 개체들간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적인 구조나 형태를 형성하는 현상은 자연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무리지어 다니는 벌 떼, 철새들의 움직임, 박테리아 군집들에 이르기까지 자연계의 자기조립 방식이 미세한 콜로이드 입자에서 구현되도록 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복잡하게만 여겨졌던 자기조립 현상을 누구나 손쉽게 제어 가능한 전위차이를 이용해서 조정하고 예측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한 가지 성질을 지닌 동일한 물질간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형태의 자기조립 구조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발견했다. 각각의 자기조립 구조체는 고유의 물성을 발현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야누스 입자를 이용하는 실험을 고안해냈다. 유리구체의 한 쪽 면에만 금속박막을 입혀 양 쪽 면이 각각 다른 정전기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제작이 쉬우면서 동시에 자기조립의 현상의 기본 원리인 자발적 운동성이 발현되어 실험을 진행하기에 매우 용이한 성질을 지녔다.

연구진은 두 개의 전극이 꽂힌 콜로이드 용액에 일정 주파수 이상의 교류 전압을 가했다. 탈이온 증류수 안에 무질서하게 채워져 있던 콜로이드 입자들은 표면 간 다른 쌍극자모멘트차이로 인해 자발적으로 이동했다. 입자 양면의 표면전하 차이는 콜로이드 입자간 정전기 힘에 불균형이 생기도록 해 입자간 활발한 등방성의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을 유발한다. 그 결과 규칙적이면서도 다양한 군집형태를 이루는 것을 확인했다.

일정 주파수 이상의 전압세기에 따라 입자들은 길게 꼬리를 만들거나, 느슨하면서도 큰 무리를 형성하기도 하고, 촘촘하게 모여 개별적인 군락을 여러 개 형성하기도 했다. 주파수 세기만을 조절함으로써 원하는 형태의 입자들의 무리 형성을 재연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토대로 앞으로 복잡한 자기조립의 원리를 파악하고, 다양한 물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외부 환경 조건의 변화에 따라 원하는 성질이 발현되는 스마트물질을 만드는데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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