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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지 잘 붙는 나노막, ‘투명한 스피커와 마이크’ 개발고분자 나노막에 은 나노와이어를 함몰시켜 두 단점을 해결한 것으로 전기가 잘 통하는 은 나노와이어로 그물 구조를 형성해 100 나노미터 두께의 나노막에 전기가
권현주 기자 | 승인 2018.08.04 09:15
이번에 개발한 투명 전도성 나노막을 이용하면 접착 가능한 투명 스피커와 음성 인식 가능한 마이크를 만들 수 있다(사진:UNIST)

최근 인공전자피부, 인공 목소리, 인공 코 같이 사람의 감각기관을 모사한 다양한 전자소자들이 속속 개발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전자소자는 로보틱스(Robotics), 플렉시블(Flexible) 전자기기, 헬스케어 모니터링(Healthcare Monitoring), 센서(Sensor) 산업 등에서 핵심기술로 다양한 산업에 걸쳐 그 활용도는 매우 높다.

특히, 생체신호 중 하나인 사람의 목소리는 미래 유망산업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산업 등에서 사용자와 기기 간 소통을 위한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구현할 핵심 수단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소리를 감지 또는 출력할 수 있는 음향 기기들이 개발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스피커, 음성지문보안, 로봇 제어 등 4차 산업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플렉시블 전자기기들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소리를 입‧출력할 수 있는 음향소자에서도 휴대성과 유연성, 소형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 기존의 딱딱한 형태의 마이크로폰 또는 스피커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종이처럼 얇으면서도 압전(Piezoelectric), 마찰전기(Triboelectric) 등의 특성을 이용해 배터리 없이 자가 구동이 가능한 플렉시블 음향소자들이 다양한 세계적인 연구팀에서 개발되고, 관련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학계에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플렉시블 음향기기의 자가구동, 고성능화, 다기능화 등의 기술진보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웨어러블(Wearable)/신체부착형 전자소자로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휴대성, 소형화, 유연성 등의 전자소자의 외형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어디든 붙여서 소리를 출력하는 ‘투명한 스피커’와 성대의 진동을 감지해 목소리를 인식하는 ‘투명한 마이크로폰’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고현협 교수팀은 ‘투명하면서 전기전도성을 가지는 나노막(Nanomembrane)’을 제조하고, 이를 음향소자에 응용해 ‘신체를 비롯한 다양한 사물에 부착이 가능한 스피커와 마이크로폰’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웨어러블 전자기기는 물론 음성인식, 음성지문보안,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 기여할 전망이다.

3차원 형상의 표면에 자연스럽게 달라붙는 투명 전도성 나노막으로 A: 투명 전도성 나노막의 접착 특성을 보여주는 모식도, B: 사람의 지문의 표면에 자연스럽게 달라붙는 투명 전도성 나노막.

나노막은 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 두께의 매우 얇은 막이다. 고분자 나노막은 어디든 잘 달라붙고, 무게가 가벼우며, 유연한 소재로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얇기 때문에 잘 찢어지고, 전기전도성이 없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고현협 교수팀은 고분자 나노막에 은 나노와이어(Siver Nanowire)를 함몰시켜 두 단점을 해결한 것으로 전기가 잘 통하는 은 나노와이어로 그물 구조를 형성해 100 나노미터 두께의 나노막에 전기가 통하면서 기계적인 특성도 향상시킨 것이다. (참고로 은 나노와이어 그물 구조는 투명하기 때문에 결과물은 ‘투명 전도성 나노막’이 됐다.)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 복합체 기반 투명한 전도성 나노막으로 A: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 어레이를 이용한 투명한 전도성 나노막 제조 과정. 머리카락의 약 1000분의 1 두께 (100 nm)의 나노막. B: 물 위에 떠 있는 투명 전도성 나노막의 뛰어난 기계적 특성. C, D: 지지대 또는 사람 피부에 붙여진 투명한 전도성 나노막의 사진.
나노막을 이용한 열음향 방식의 웨어러블 스피커의 개요로 A: 열음향 특성을 이용한 소리의 출력 방식 모식도. 교류전압을 통해 발생되는 온도차이에 의해 공기가 진동하면서 소리가 발생된다, B: 사람 손등에 붙은 나노막 기반 열음향 스피커 사진. 영상에 출력되는 소리는 나노막에 의해 발생한 소리를 마이크로폰으로 수집하고 증폭해 출력한 것임.

제1저자인 강세원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투명 전도성 나노막은 매우 얇고 유연해 손가락 지문처럼 굴곡진 미세한 표면에도 자연스럽게 달라붙는다”며 “막 형태라 미세한 진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소리를 입‧출력하는 음향소자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실제로 연구진은 투명 전도성 나노막을 활용해 스피커와 마이크로폰을 만들었다. 투명하면서 피부 등에 전자문신처럼 붙여 소리를 내는 ‘초박막형 투명 스피커’와 마찰전기를 이용해 배터리 없이 자가 구동하는 ‘웨어러블 마이크로폰’이다.

일반적으로 초박막형 투명 스피커는 열음파(Thermoacoustic) 방식으로 다양한 소리 신호를 출력한다. 열음파 방식은 금속에 전류를 흘려서 생기는 열적인 변화로 공기를 팽창하고 수축시켜 소리를 내는 원리를 뜻한다. 투명하고 부착 가능한 형태로 스피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웨어러블 마이크로폰은 목에 부착해 성대의 떨림까지 감지 가능한 센서이다.

나노막 기반 마이크로폰의 개요로 A, B: 투명한 전도성 나노막 기반 웨어러블 마이크로폰의 구조 설계 모식도 및 실제 마이크로폰 소자 사진. C: 스피커를 통해 출력되는 문장 소리를 감지하는 특성. 원래 문장 소리의 파형 및 단시간 푸리에 변환(Short-time Fourier transform) 그래프(왼쪽). 매우 얇은 두께의 나노막(가운데)의 진동과 떨림으로 인해 두꺼운 두께의 막을 이용한 마이크로폰(오른쪽)의 음성인식 기능과 비교했을 때 소리를 더 정확하게 감지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 센서의 작동은 투명 전도성 나노막이 진동하면서 생긴 마찰력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서 사용한다. 센서가 수집한 목소리의 아날로그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꿔서 분석하면 누구의 음성인지도 식별할 수 있다. 사람마다 고유한 음성 주파수 패턴을 가지므로 이를 대조하면 음성보안에도 활용할 수 있으며, 연구진은 웨어러블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특정 사용자의 목소리 주파수 패턴을 구별할 수 있는 ‘음성지문 보안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마이크로폰과 비교해도 정확도와 정밀도가 뛰어나 실용화 가능성도 확보했다.

나노막 기반 마이크로폰을 이용한 음성보안 시스템으로 A: 음성인식 보안시스템의 실제 구성 사진.B, C: 목소리 주파수 패턴 분석으로 특정 사용자의 음성지문을 선택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나노막 마이크로폰 기반 음성보안 시스템. 시스템에 등록된 목소리 파형, 허가된 유저의 목소리 파형, 및 허가되지 않은 유저의 목소리파형 (B)과 단시간 푸리에 변환 그래프 (C).

공동 제1저자인 조승세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로봇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한다면 스피커는 사람의 입처럼, 마이크로폰은 귀처럼 쓰일 수 있다”며 “향후 음성 인식으로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Interface)를 구현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고현협 교수는 “사물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인공지능 스피커나, 음성인식, 음성지문보안 등에서 센서 기술이 크게 주목받는 만큼 이번 연구도 산업적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다기능성 나노막 제조기술은 사물인터넷, 로봇, 웨어러블 전자산업에서 원천 소재기술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기술은 미국과학협회(AAAS)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권위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8월 3일자에 발표됐으며, 논문명은  'Transparent and conductive nanomembranes with orthogonal silver nanowire arrays for skin-attachable loudspeakers and microphones'이다.

참고) 용어해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미국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에서 발행하는 다학제 분야(Multidisciplinary)를 다루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이다.

은 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 나노미터(㎚) 단위의 단면 지름 크기를 가지는 은 극미세선을 말한다. 높은 종회비로 매우 유연할 뿐만 아니라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지고 있다. 투명전극, 레이저, 트랜지스터, 메모리, 화학감지용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나노막(Nanomembrane): 나노막은 나노미터(㎚) 단위의 두께를 가지는 막(membrane)을 총칭하는 것으로 기존 마이크로 크기의 물질과 비교했을 때 높은 표면적, 고민감도, 유연성 등의 다양한 기능을 특징으로 갖는다. 나노막은 첨단 신재료 기술에 속한다.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 푸리에 변환은 특정 시간에 따른 신호(signal)를 진동수의 성분으로 분해(decomposition)하는 수학적 기법의 한 종류이다. 즉, 시간에 따른 함수를 주파수(frequency)에 따른 함수로 변환하는 조작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신호 해석, 화상처리, 통신 제어 등의 분야에 널리 쓰인다.

열음파 스피커(Thermoacoustic loudspeaker): 교류 전류를 이용해 금속을 급격히 가열하고 냉각시키면서 발생하는 열적 변화를 통해 주변 공기를 팽창하고 수축시켜서 소리를 발생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참고로 기존 스피커는 움직이는 코일 또는 막을 이용해 공기를 앞뒤로 밀면서 기계적인 진동으로 소리를 생성한다.

마찰전기: 두 가지 물체가 서로 접촉-분리하면서 생기는 표면 전하의 불균형으로 만들어지는 전기 신호를 말한다. 서로 다른 물체가 접촉할 경우 각 물체의 음전하와 양전하가 이동하게 되고, 서로 분리될 때 전하 불균형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전하 불균형으로 인해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류를 생성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권현주 기자  hj9090@ai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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