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전극 '플렉시블 역학변색형 압력감지 터치스크린’ 개발, 상용화 앞당겨진다.
투명전극 '플렉시블 역학변색형 압력감지 터치스크린’ 개발, 상용화 앞당겨진다.
  • 최광민 기자
  • 승인 2017.04.1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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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고현협 교수팀, 은 나노와이어 정렬시켜 ‘대면적’ 투명전극 제조 성공
압력 위치와 강도를 동시에 감지하는 대면적 은 나노와이어 터치스크린의 모습(사진:UNIST)

투명전극은 태양전지, 터치스크린, 유기발광다이오드와 같은 다양한 광전자 소자 및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부품이다. 투명전극의 대표적인 재료인 ITO(인듐주석산화물)는 가격이 오르는데다 유연한 전자기기(flexible device) 적용하기 어려워 대체 물질이 필요하다.

이에 최근에는 전기 전도성과 광학적 투과율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매우 유연해 플렉시블(flexible) 및 웨어러블(wearable) 소자에 적용 가능한 ‘은 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광전자 소자 대체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핀 코팅, 바 코팅, 스프레이 코팅과 같은 다양한 용액 방식으로 코팅되는 나노 단위의 은 나노와이어는 제어가 불가능해 매우 불규칙하고 무질서한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불규칙한 네트워크는 은 나노와이어 간의 접촉저항을 높이고, 표면이 거칠고 불균일하기 때문에 전자소자에 적용하기 어렵다.

<교차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를 적용한 터치스크린 소자의 구조와 성능>(a) 교차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 기반 터치스크린의 모식도. 투명전극이 위 아래로 배치돼 압력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b) 교차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 기반 투명하고 유연한 터치스크린의 사진.

최근 은 나노와이어를 제어하고 배열하기 위한 연구들은 세계 다양한 연구그룹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기존 ‘은 나노와이어 정렬 기술’은 공정이 복잡하거나 대면적화가 힘들어 산업적으로 응용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가진다.

이런 시점에 투명하고 유연한 전극 소재인 ‘은 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산업에서 쓰이는 코팅 공정을 적용해 대면적으로 은 나노와이어를 정렬시키는 기술이 개발된 덕분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고현협 교수팀은 미국 듀크대의 스테픈 크래익(Stephene L. Craig) 교수팀과 공동으로 대면적으로 교차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 투명전극으로 이뤄진 ‘플렉시블 역학변색형 압력감지 터치스크린’을 개발했다.

이 터치스크린은 누르는 힘의 위치뿐 아니라 강도까지 감지할 수 있는 3차원 압력 센서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사용자가 누르는 강도와 필기 패턴까지 인식해 색깔 진하기로 나타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터치스크린에 글씨를 쓰면서 누른 힘의 크기에 따라 진하기가 다르게 나타나 필적 감정에 이용할 수 있다

플렉시블 역학변색형 압력감지 터치스크린은 대면적으로 교차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 기반의 투명전극과 힘을 받으면 색깔이 변하는 역학변색형(mechanochnromic) 고분자를 결합한 구조다.

은 나노와이어는 단면 지름이 나노미터(㎚) 단위인 아주 작은 선(線)이다. 이 물질은 유연하면서 전도성이 뛰어나 투명전극의 재료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은 나노와이어를 제어하기가 까다로워 대면적으로 균일한(uniform) 필름을 만들기는 어려웠다.

고현협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사진:UNIST)

고현협 교수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계 인쇄 공정에서 널리 이용되는 ‘바 코팅 방법’으로 은 나노와이어를 규칙적으로 교차 정렬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만든 가로세로 각 20cm인 대면적 은 나노와이어 기반 투명전극은 전기가 잘 통하고 투명하며, 매끄러운 표면을 가진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조승세 UNI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기존 기술은 나노와이어 투명전극 제조법은 무질서하고 불균일한 필름을 만드는 데 그쳤고 대면적화도 어려웠다”며 “이번 기술은 상용화된 바 코팅 기술을 응용해 대면적 은 나노와이어 필름을 쉽고 빠르게 제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이번 연구를 주도한 조승세 UNIST 연구원과 강세원 UNIST 연구원(사진:UNIST)

역학변색형 고분자는 사용자가 누르는 힘을 감지해 색깔 진하기로 구분할 수 있다. 이를 터치스크린에 적용하면 기존 저항막 방식의 터치스크린이 위치만 표시하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사용자가 터치스크린을 누르는 강도에 따라 변하는 색깔 진하기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누른 위치와 강도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제1저자인 강세원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과정 연구원은 “사람이 터치스크린에 글씨를 쓸 때 누르는 접촉강도를 정밀하게 인식해 사람마다 다른 필기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며 “3차원 압력 감지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기계-사람 간 인터페이스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차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를 적용한 터치스크린 소자의 구조와 성능> (e) 교차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 기반 터치스크린의 알파벳 쓰기 테스트 결과. (d) 교차 정렬된 은 나노와이어 기반 터치스크린의 밑에 놓인 나비 그림 따라 그린 결과.

고현협 교수는 “바 코팅에 기반한 대면적 은 나노와이어 정렬 기술은 산업계에서 겪고 있는 은 나노와이어 투명전극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극복한 만큼 상용화를 앞당길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며 “누르는 힘과 위치를 동시에 인식하는 3차원 터치스크린 개발은 중요한 미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공학 분야의 세계적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 수행은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 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 바이오닉암 메카트로닉스 융합기술개발사업, 산업부 산업소재핵심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Large-Area Cross-Aligned Silver Nanowire Electrodes for Flexible, Transparent, and Force-Sensitive Mechanochromic Touch Scre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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