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장 구동,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 세계 최초 개발
자기장 구동,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 세계 최초 개발
  • 박현진 기자
  • 승인 2016.07.27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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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대식세포 기반 약물 탑재, 암세포의 효율적 치료 가능

국내 연구진이 고형암 추적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면역세포 중 대식세포기반의 의료용 마이크로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MNP와 항암제가 담지된 NPs 탑재된 대식세포기반 마이크로로봇은 외부 자기장에 의해 혈관을 따라 종양발생부위로 타겟팅된 후, 면역세포의 특성에 의해 혈관내피세포 간극을 통과해 고형암 발생부위로 침윤되어 탑재된 항암제와 대식세포의 초기 면역 작용에 의해 암조직에 대한 치료능을 나타낸다.(사진: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의 지원을 받은 전남대 박석호 교수연구팀이 항암제가 탑재된 대식세포의 구동 제어가 가능하여 고형암을 추적․치료할 수 있는, 직경 대략 20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의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였다고 오늘(27일) 밝혔다.

참조) 고형암 : 고형장기에 발생하는 암. 대장암, 유방암, 위암, 간암, 췌장암 등이 있다. / 대식세포(Macrophage:면역세포의 일종으로 동물 체 내 모든 조직에 분포하여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 세포 내 침입한 세균 등을 잡아 소화한다.

그 동안의 고형암 치료는 종양조직에 보다 오래 잔류하는 특성을 지닌 나노파티클(이하 NPs)을 사용한 약물 전달체를 혈관에 침투시켜 종양조직을 사멸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나노파티클(NPs) : 항암제 전달을 위해 생체 적합한 폴리머 등으로 항암제를 코팅한 나노 구조체]

그러나 혈관만을 따라 약물 전달이 가능한 NPs로는 능동적이고 효율적인 전달이 어려웠다. 종양은 성장 속도가 빠른 암세포의 특성에 의해 급속도로 커진다. 그러나 혈관 형성 속도는 그를 따라가지 못하여, 종양 조직 내 혈관은 일반 혈관과 달리 비정상적이고 불규칙적으로 형성된다. 게다가 약물 전달의 주요 표적인 종양 중심부에는 혈관이 미처 형성되지 못한다.

또한 NPs의 크기를 효율적으로 구사하기가 어려웠다. 크기가 너무 작으면 신장, 간 등에 의해 체외로 배출되고, 너무 크면 백혈구, NK(Natural killer) 세포 등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이다. (NK 세포 : 자연살해 세포, 대식세포와 마찬가지로 외부 병원체 등의 침입 시 이물로 인식하여 싸워 죽이는 역할을 한다.)

면역세포를 이용한 항암 치료는 현재 사용되는 항암 요법 중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 발생 이전에 분리, 저장된 건강한 면역세포를 암 발생 시 투여하거나 암 특이 항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 방법도 면역세포의 활성화에 의존하는 수동적 방법으로 치료과정 상의 초과 시간 및 비용 발생, 항원 다양화에 따른 표적 항원 선택의 어려움 등의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박석호 교수팀은 동물 유래의 대식세포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여 기존의 NPs를 이용한 약물전달 체계와 면역 세포의 한정적인 치료 방식을 극복하였다.

제작된 대식세포기반 마이크로로봇 내 자성체와 항암제 탑재를 형관 이미징을 이용해 확인했다(좌). 외부 자기장에 의한 대식세포기반 마이크로로봇의 암조직 타겟팅(우; a-f) 과 시간에 따른 대식세포의 암 침윤 특성에 의한 암조직내 침투(우; g-i)를 검증 하였다.(사진:연구재단)

마이크로로봇은 산화철(Fe3O4) 탑재로 외부 자기장에 의해 능동적으로 종양 주변부까지 표적이 가능하고, 자체 암 지향성을 지닌 대식세포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종양 중심부를 표적할 수 있다. 따라서 항암제를 탑재한 대식세포 기반 마이크로로봇은 항암제의 효율적 도달과 대식세포의 초기면역반응에 의해 보다 효과적인 암 치료가 가능하다.

참고) 초기 면역 반응 : 외부 이물 침입 시, 가장 초기반응으로 백혈구나 대식세포 등에 의한 식균작용과 사이토카인 분비 등에 의한 항암에 관한 면역반응

또한 대식세포를 약물 전달체로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면역세포의 치료 과정 중에 발생하는 저장, 활성화, 암 항원에 의한 표적화 등의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효율적이며, 로봇은 생체 내 종양환경과 유사하게 제작된 마이크로 칩을 이용하였다. 이는 박석호 교수팀이 2013년 12월에 발표한 박테리오봇에 이은 인체 친화적인 면역세포 기반의 로봇이다.

박석호 교수(사진:연구재단)

박석호 교수는 “면역세포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 연구는 향후 세계적 의료용 로봇의 주된 연구방향 중의 한 줄기가 될 것”이라며, “면역세포를 이용한 방식은 인체에 거부반응이 없기에 향후 자기장 구동기술과 결합되어 더욱 진보한 항암 치료제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연구결과는 세계 3대 학술지 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지난 6월 27일자로 게재되었으며, 논문원제는 'Hybrid-Actuating Macrophage-Based Microrobots for Active Cancer Therapy'이다.(논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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