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양자 광원' 생성하고 제어하는 기술로 '양자정보' 시대 앞당긴다
UNIST, '양자 광원' 생성하고 제어하는 기술로 '양자정보' 시대 앞당긴다
  • 최광민 기자
  • 승인 2019.10.03 2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도체 양자 광원의 위치·파장 동시 제어

이차원 반도체와 실리콘 구조체 결합해… Nano Letters 논문 발표
(왼쪽부터) 문종성 연구원, 김효주 연구원, 김제형 교수 (이미지: UNIST)
(왼쪽부터) 문종성 연구원, 김효주 연구원, 김제형 교수 (이미지: UNIST)

UNIST(총장 직무대행 이재성) 자연과학부의 김제형 교수팀은 원자 한 개 수준의 두께를 갖는 아주 얇은 ‘이차원 반도체 물질’과 부분적으로 힘(strain) 제어가 가능한 ‘실리콘 미세 소자(MEMS)’를 결합해, ‘양자 광원’의 위치와 파장을 동시에 제어하는 데에 성공했다.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 나노 기술을 이용해서 제작되는 나노/마이크로 크기의 매우 작은 전기구동시스템을 말한다.

빠른 연산 속도와 높은 보안성을 갖는 차세대 정보처리기술로 ‘양자 컴퓨팅’과 ‘양자 통신’이 꼽힌다. 이런 양자 정보기술의 핵심은 고효율 ‘양자 광원(quantum light source)’을 생성하고 제어하는 기술인데, 이를 실현할 연구가 나왔다.
양자 광원(quantum light source): 원자와 같은 불연속적인 전자 에너지 구조를 갖는 물질은 매순간 하나의 광자만 생성하게 되는데, 반도체에서도 물질의 크기가 수 나노미터(㎚) 크기로 작아지면, 물질 내부의 전자 에너지 구조가 불연속적으로 변한다. 이런 성질 변화를 ‘양자화’라 하는데, 양자화된 단일 구조에서 방출하는 빛을 단일 광자원(양자광원)이라 한다.

제어 가능한 다수의 양자 광원은 광자 기반의 양자 컴퓨팅, 양자 통신, 양자 계측 등 다양한 양자 기술에 쓰인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연산 속도와 보안성, 정확성을 기존보다 높일 양자 정보기술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 광원은, 전자의 스핀이나 초전도 전류처럼, 양자 정보 처리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를 구현할 수 있다. 큐비트는 양자 상태에서 1과 0이 중첩되거나 얽히면서 정보를 표현하는 단위로, 0과 1로 정보를 표현하는 기존 정보 처리의 단위인 비트(bit)보다 발전된 개념이다.

제어 가능한 반도체 양자 광소자 모식도
(왼쪽) 국소 응력 제어를 위한 실리콘 MEMS 구조와 결합된 이차원 반도체 (WSe2) 물질 모식도. (오른쪽 위) WSe2 단일 원자층 물질이 나노 피라미드와 결합되어 있는 전자 현미경 사진. (오른쪽 아래) 전기장으로 제어 가능한 실제 양자 광소자 시료 사진 (이미지 : UNIST)

기존 정보 처리 기술의 핵심이 다수의 비트를 구현하는 ‘반도체 집적소자’이듯, 실용성 높은 양자 정보 처리를 위해서는 큐비트를 생성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더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큐비트가 집적돼야 하고, 큐비트 간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각 큐비트의 특성이 동일해야 한다. 따라서 광자(빛) 기반의 양자 정보기술을 상용화하려면, 실제 소자(chip) 위에 다수의 단일 양자 광원을 동시에 생성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아주 작은 양자점을 성장시켜 여러 개의 양자광원을 만드는 기술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광원의 위치와 파장을 균일하게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얇은 반도체 박막(WSe₂, 텅스텐 디셀레나이드)을 만들고, 이를 피라미드 구조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실리콘 MEMS 소자(chip)에 연결하는 방법을 이용해 광원의 위치와 파장을 동시에 조절하는데 성공했다. 원자층 두께를 갖는 얇은 반도체 물질은 미세한 구조물(피라미드)에 의해 ‘양자화’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양자 광소자 광학 특성 분석 (왼쪽) 매우 좁은 선폭을 갖는 단일 이차원 반도체 양자 구조 발광 스펙트럼 결과. (가운데) 광원의 양자 광학적 특성을 보여주는 이차 상관 관계 그래프. 그래프 가운데 부분이 내려가는 특성이 단일 광자원임을 나타낸다. (오른쪽) 시료의 국소 응력을 전기장으로 변화(Y축)시켜 가며 반도체 양자광원의 파장(X축)을 실시간 제어한 결과. (이미지: UNIST)
양자 광소자 광학 특성 분석 (왼쪽) 매우 좁은 선폭을 갖는 단일 이차원 반도체 양자 구조 발광 스펙트럼 결과. (가운데) 광원의 양자 광학적 특성을 보여주는 이차 상관 관계 그래프. 그래프 가운데 부분이 내려가는 특성이 단일 광자원임을 나타낸다. (오른쪽) 시료의 국소 응력을 전기장으로 변화(Y축)시켜 가며 반도체 양자광원의 파장(X축)을 실시간 제어한 결과. (이미지: UNIST)

피라미드 구조의 뾰족한 꼭짓점에 집중된 힘은 반도체 물질의 전자에너지 구조를 변형시켜 단일 양자광원을 만들어 낸다. 즉 피라미드 구조의 위치를 옮기면 양자 광원의 위치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양자 광원의 파장은 꼭짓점에 집중되는 힘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힘은 실리콘 MEMS 소자 외부에서 전기로 제어 가능하므로, 양자 광원의 파장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김제형 교수는 “반도체 기반 양자 광원의 위치와 파장을 제어하는 기술이 많이 제시됐지만, 이를 하나의 소자 내에서 동시에 제어하는 기술은 난제로 남았다”며 “이번 연구가 다수 양자 광원 기반의 양자 광학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9월 9일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T·SW융합산업원천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