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의 시각화가 가능한 '인공전자피부' 개발
촉각의 시각화가 가능한 '인공전자피부' 개발
  • 권현주 기자
  • 승인 2019.06.10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NIST 고현협-백충기 교수, 색상 변화로 촉각을 전달하는 변색형 인공전자피부...

로보틱스, 헬스케어, 플랙서블 전자기기, 의료 및 재활 장치 등의 다양한 응용분야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핵심기술로
전자피부, 외부힘(굽히는 힘)에 의해 변색이 일어난 모습(사진:UNIST)
UNIST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피부, 외부힘(굽히는 힘)에 의해 변색이 일어난 모습(사진:UNIST)

인공전자피부(electronic skin)는 사람 피부처럼 외부에서 입력되는 물리적, 화학적, 기계적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여 감지할 수 있는 전자 소자이다. 이러한 인공전자피부의 높은 센서 특성을 통해 최근에는 로보틱스, 헬스케어, 플랙서블 전자기기, 의료 및 재활 장치 등의 다양한 응용분야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핵심기술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부분의 인공전자피부는 전기적 저항, 커페스턴스, 압전과 같은 다양한 전기적 신호를 통해 압력, 스트레인, 온도와 같은 물리적 자극을 감지하는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최근 전기적 신호 기반의 인공전자피부는 다양한 소재와 구조를 통해 민감도, 반응속도, 센서 감지 구간 같은 성능을 향상시키고, 여러 가지 센서 기능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는 다기능성 특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전기적 신호 기반의 인공전자피부의 센서 감지 특성은 인간 피부를 넘어선 매우 높은 수준까지 도달하였지만, 센서에서 발생되는 전기적 신호에 대한 정보를 사용자가 읽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기적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 신호변환, 회로 기술이 요구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센서 감지 정보를 사용자에게 시각적 정보로 제공할 수 있는 인공전자피부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인공전자피부들은 센서에서 감지한 촉각 신호를 발광 소자(LED), 전기변색 고분자(electrochromic materials)와 같은 소재를 통해 다시 빛 또는 색의 변화를 발생시켜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촉각 신호의 세기 및 방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광 및 변색 소재는 지속적인 전원이 공급되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변색 소재들에 대한 연구가 보고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외부 힘에 의해 고분자 구조가 변형되어 다른 색으로 변화하는 역학 변색형 고분자(mechanochromic polymer)를 이용한 인공전자피부들이 보고 있다. 역학 변색형 고분자는 쉬운 가공성과 전원 공급 없이 물리적 변형에 따른 색상 변화가 뚜렷한 장점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역학 변색형 고분자의 구조가 바뀌기 위해서는 높은 힘이 요구되는 문제가 있어 민감한 인공전자피부를 구현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 가운데 국내연구진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고현협-백충기 교수팀은 듀크대 스티븐 크레이그(Stephen Craig) 교수팀과의 함께 색상변화로 외부 자극을 효과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인공전자피부를 개발한 것이다.

전자피부 연구팀으로 우측 상단부터 김진영 연구원, 이영오 연구원, 조승세 연구원, 박종화 연구원, 고현협 교수, 명진영 연구원(사진:UNIST)
전자피부 연구팀으로 우측 상단부터 김진영 연구원, 이영오 연구원, 조승세 연구원, 박종화 연구원, 고현협 교수, 명진영 연구원(사진:UNIST)

연구팀은 기존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의 분자 수준 제어가 아닌 마이크로/나노 구조체 제어를 통해 외부 스트레스가 쉽게 고분자에 전달될 수 있도록 제어하여 고감도의 역학 변색형 고분자 복합소재를 제작하였다.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내에 다공성 마이크로 구조/나노 입자를 계층적 구조체로 제어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스트레스가 변색 고분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여 변색 민감도(mechanochromic sensitivity)를 높이고 신축성(stretchability)을 증가시켜 다범위, 고감도 변색형 인공전자피부를 구현했다.

또한, 은나노와이어 기반의 플렉서블 전극과의 융합을 통해 마찰전기(triboelectric) 특성을 확보할 수 있어 이중 모드의 인공전자피부 (dual-mode electronic skin)로 응용이 가능하다. 이중 모드 인공전자피부는 변색 소재 기반의 정적 압력 감지 특성과 마찰전기 기반의 동적 압력 감지 특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누르는 힘, 신축, 진동, 소리 등 다양한 외부신호 감지가 가능하고 변색형 force-touch screen, 음성 및 motion 센서로의 응용도 가능하며, 변색 소재 기반 센서부와 마찰전기 센서부 모두 외부 전원 없이 구동될 수 있어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 헬스케어 등의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구조에 따른 스트레인 대비 변색 특성
(a)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구조에 따른 스트레인 대비 변색 특성 이미지. (b) 100번 반복 측정에 따른 계층형 마이크로/나노 구조 기반 변색형 복합 소재 이미지. (c) 변색형 고분자 복합 소재 구조에 따른 스트레인 대비 color-coordination 그래프. 계층형 마이크로/나노 구조 기반 복합 소재가 마이크로 다공성 구조 및 평면 구조의 복합 소재 대비 넓은 영역의 색상 변화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변색 고분자의 외부자극 민감도 향상을 위한 기존 연구는 분자단위의 변형 수준에서 진행되어왔으며, 마이크로/나노 구조 변형을 통해 민감도를 향상시킨 연구는 최초”라고 전했다. 특히, 이 고분자 복합 소재의 경우 PDMS소재를 기질(matrix)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은나노와이어 기반의 투명전극과 융합을 통해 마찰전기 센서로도 사용될 수 있다. 마찰 전기와의 복합화를 통한 이중 모드 인공전자피부는 음성인식, 동작인식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고현협 교수는 “이번 성과는 복잡한 전기 신호 기반의 인공전자피부와 달리 시각적인 색깔 변화로 외부 자극의 세기를 검출할 수 있어 차세대 인공전자피부 기술에 대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 이라고 기대했으며, 이 연구의 제1저자인 박종화 박사후 연구원은 “직관적이고 직접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사용자가 접근하기에 더 용이할 뿐만 아니라, 외부 전원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 웨어러블 디바이스 구현에 큰 도움을 줄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에 5월 9일 게재되었으며, 박종화UNIST 연구원, 이영오 UNIST 석박통합과정 대학원생, Meredith H. Barbee Duke university 박사과정 대학원생, 조수원 UNIST 석박통합과정 대학원생 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하였다. (논문명: A Hierarchical Nanoparticle-in-Micropore Architecture for Enhanced Mechanosensitivity and Stretchability in Mechanochromic Electronic Skins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