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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AI 전문가들 모인 '오픈 AI'에 입사하는 UNIST 출신 김태훈 청년의 포부“딥마인드나 구글 브레인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평소 존경하던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오픈AI에서 일하게 돼 너무 기쁩니다. 처음으로 비행기 표를 편도로 끊어보니 느낌이 남다르더라고요.”
권현주 기자 | 승인 2018.08.27 21:21

 

'15년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김태훈 청년은 9월부터 실리콘밸리에 있는 오픈AI에서 일하게 됐다

오픈 AI는 인류에 기여하는 안전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대표인 일론 머스크(Elon Musk)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이 기업의 창립에 나서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오픈AI에는 세계 정상급 AI 전문가들이 모여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그 잠재적인 사회적 영향과 위험 등을 조사하고 있다.

2015년 8월 UNIST(총장 정무영)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김태훈(1992년생, 만 26세) 청년이 실리콘밸리의 비영리 AI 연구기업 ‘오픈AI(Open AI)’에 개발자로 합류한다. 9월부터 출근하게 된 주인공은 졸업 후 3년간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마치자마자 세계무대로 진출하게 된 것이다.

그는 “오픈AI는 논문과 특허뿐 아니라 코드까지 대중에게 공개하는 등 ‘프렌들리 AI’를 지향하고 있다”며 “재학 시절 딥마인드와 구글의 논문을 토대로 코드를 구현한 오픈소스를 20여 차례 공개했던 걸 인상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가 공개한 오픈소스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구글 브레인의 수장 제프 딘(Jeff Dean)이나 오픈AI 강화학습 연구자로 유명한 존 슐만(John Schulma) 등 실리콘밸리 유수의 IT업체 관계자들이 오픈소스를 보고, 김태훈 청년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을 정도다. 당시엔 아쉽게도 병역 문제로 제안에 응하지 못했지만, 산업기능요원으로 모바일게임업체인 ‘데브시스터즈’에서 ‘쿠키런 AI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연구했다. 그는 여기서 나온 결과들도 개발자를 위한 비영리 컨퍼런스 ‘파이선’과 네이버가 주관하는 ‘데뷰’에서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학부 시절, 김태훈 청년은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국제슈퍼컴퓨팅대회 본선에 진출했고, 2013년에는 교내 해킹동아리 헥사(HeXA)로 활동하며 ‘화이트햇 콘테스트’에서 국방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런 성과들로 2016년 2월 UNIST 학위수여식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받으며 졸업했다.

또한 그는 “UNIST는 처음으로 컴퓨터의 세계를 알려준 곳”이라며 “2011년 입학 첫 학기에 들었던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 수업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활동하면서 꼭 맞는 분야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킹, 슈퍼컴퓨팅, 프로그램 개발, 웹사이트 설계, 머신러닝 등 그동안 많은 분야를 섭렵한 김태훈 청년은 9월부터 AI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우선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연구자들에게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포부로 그는 “우수한 연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되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에 도전할 계획이에요. 무엇을 하든,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 꿈이에요.”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태훈 청년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작년 말에 오픈AI에서 “축하합니다!”라는 합격 메일을 받았습니다. 딥마인드나 구글 브레인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평소에 존경하던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오픈AI에서 일하게 돼 너무 기뻐요. 샌프란시스코 괴짜들이 모여 있대서 어떤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컴퓨터공학을 처음 접하게 된 UNIST는

UNIST는 제게 정말 많은 의미가 있지만, 그중에서 하나만 꼽으라면 ‘처음으로 컴퓨터의 세계를 알려준 곳’이에요. 고등학교에서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밖에 배울 수 없었기 때문에 컴퓨터나 프로그래밍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고, 대학도 모두 물리학과로 지원했었습니다. 그런데 UNIST에 진학하고 첫 학기에 들었던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 수업이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어요. 특히 물리를 공부할 때는 내가 배운 걸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컴퓨터공학에선 프로그램을 직접 짜면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반대에 불구하고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삼았고, 제가 원해서 자발적으로 선택한 컴퓨터공학 덕분에 매일매일 즐거웠어요. 지금도 만들고 싶은 게 생각나면 밤새도록 코딩하는 저를 돌아보면서, ‘UNIST에 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니 꽤 무서워집니다.

‘컴퓨터공학자’라는 구체적인 꿈을 결정하게 된 시점은

학부 시절에 국제학회인 EMNLP와 DataCom에 두 편의 논문을 냈습니다. 한 편은 포스터 세션을 가져 세계에서 모인 교수와 박사들과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고, 다른 한 편은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을 받았어요. 과제로 나온 에세이조차 제대로 못 썼던 제가 몇 달 간 하나의 주제만 고민하며 논문이란 장편의 영문 글을 썼죠. 그때 ‘연구는 가벼운 마음으로, 학위를 받겠다는 일차원적인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또 연구하면서 참고 견디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 제가 연구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죠. 그때부터 ‘논문을 읽는 엔지니어’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학부 시절에 개발한 프로그램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포탈봇’, ‘헥사봇’ 같이 UNIST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과 ‘영화 추천’, ‘인공지능 시인 서비스’ 등이 있어요. 단순히 머릿속에만 있는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완성하면서 끊임없는 성취감을 얻었어요. 학교 수업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노하우도 쌓을 수 있었고요. 뿐만 아니라, 제가 만든 프로그램이 포트폴리오가 되면서 산업체 인턴십을 지원할 때도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그 덕분에 ‘네이버 랩스’와 해외 스타트업인 ‘모로코(Moloco)’에서 현직 프로그래머들과 협업도 경험했고, 이런 것들이 제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실리콘밸리에서 세상을 바꾸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려고 해요.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요. 무엇을 하든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게 꿈입니다.

후배들과 청소년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대학에서 배울 건 정말 많지만, ‘좋아하는 걸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걸 찾고, 미친 듯 파고드는 끈기와 열정으로 도전한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전 세계 인재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도 보라고 전하고 싶어요. 자신의 한계라는 그릇을 기대치보다 조금 크게 잡고 그걸 채우려 노력해보면 생각보다 더 크게 성장할지도 모르니까요. 이건 제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에요. 저도 제 자신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요? 늘 궁금한 질문입니다.

 

권현주 기자  hj9090@ai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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