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로 야근을 해결한다?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로 야근을 해결한다?
  • 권현주 기자
  • 승인 2018.08.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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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을 대규모로 사용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대량의 트랜잭션 처리 기능을 수행하는 곳에서 사용

직장인의 마음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단어, 아마도 ’야근’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로 인해 업무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것만큼 지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반복 노동으로 인한 야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바로 그 해결책으로 국내외 급속히 파급되고 있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 일 것이다. RPA란,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소프트웨어가 대신하는 것으로 도입 시 비용과 시간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어 최근 화두가 되고 있다.

또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Robot Process Automation)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프로세스 및 주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지만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몇 주 내에 RPA 도구를 사용하여 프로세스를 독립적으로 자동화 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또 RPA는 일반적인 지식 프로세스 과정에서 인간 노동력을 대규모로 사용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대량의 트랜잭션 처리 기능을 수행하는 곳에서 사용된다. 금융, 제조뿐만 아니라 통신, 물류, 공공 등을 비롯한 전 산업군에서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참고할 만한 사례가 별로 없어 많은 기업들이 RPA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도 기업의 경비 처리를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챗봇 기반의 ‘전표를 대신 처리하는 전표 로봇(이하 전대리)’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사내에 적용하기도 했지만 최근 IBM 자료를 통해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RPA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를 알아본다.

NH투자증권은 1969년 설립된 한보증권주식회사를 모태로 현재까지 총 5번의 합병을 거쳐 지금의 NH투자증권이 됐다. 여러 번의 합병과 더불어 최근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NH투자증권에는 미처 통합되지 못하고 시스템으로 지원되지 못하는 업무들이 발생했다.

그러다 보니 결재 담당 부서와 리스크 관리 부서 등에서는 매일 야근을 되풀이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디지털혁신부’라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운영하게 됐다.

디지털혁신부에서는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화를 연구하던 중 RPA가 그 돌파구가 될 것이라 생각해 지난 6월부터 3달간의 RPA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그럼 NH투자증권이 어떤 과정을 거쳐 RPA를 도입했고, 그 효과는 어떠한지 한번 알아본다.

NH투자증권은 RPA 솔루션을 선정하기 위해 두 번의 개념 증명(PoC)을 진행하며, 두 가지 고민을 하게 됐다.

첫 번째 고민은 ‘아웃소싱과 인하우스 중 어떤 RPA 운영 모델을 채용할 것인가?’였으며, 이전에는 아웃소싱 사례가 많았는데, NH투자증권은 아웃소싱하면 자동화가 필요한 과제 발생할 경우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RPA의 장점이 희석될 것으로 판단해 인하우스를 선택했고, 프로젝트 후에도 ‘내부 직원이 다루기 쉬운 솔루션’을 솔루션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두 번째 고민은 ‘RPA 솔루션의 성능과 사용자의 역량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것으로  솔루션 성능으로는 충분히 풀 수 있는 과제 같은데, 사용자의 역량이 부족해 보이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프로젝트를 할 때 ‘RPA를 개발하는 인력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으며, 두 번의 PoC 끝에 가격, 다루기 쉬운 솔루션, 신뢰할 수 있는 결과물, 개발 인력의 역량, 과거 경험 등 다양한 기준을 고려해 IBM의 솔루션을 선택하게 됐다.

현재 NH투자증권의 RPA 프로젝트에 11개 부서가 참여해 82개 과제를 제출해 프로젝트 기간 중 8~10건을 우선 자동화하고, 나머지 과제는 프로젝트 종료 후 자체 개발을 통해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중 개발 완료된 두 가지 사례로는 첫 번째 사례는 메일로 전달되는 텍스트 데이터를 불필요하거나 포맷에 맞지 않는 것들은 정제 작업을 거쳐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는 업무로 이 업무는 1명의 직원이 매일 1~2시간 정도 해야 하는 일이였지만 이 작업의 95%를 처리해주는 RPA 솔루션을 단 일주일 만에 개발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는 공시자료 중 특정 영역의 자료만 내려받아 매일 누적하는 업무로 이 일은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 업무였는데, 처음 과거 한 달 치 자료를 만들기 위해 담당 직원 3명이 매일 3시간씩 야근하다가 포기했던 일이였지만 RPA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었던 디지털혁신부 담당자가 이틀 동안 교육받고 3주 만에 해당 업무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처럼 RPA는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보다는 단순히 반복하는 작업에 적합하다. 또한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자동화에 적합한 작업을 잘 선택하기 위해서는 현업 부서와 IT 부서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다만, 업무의 효율화는 RPA 도구를 도입하면 즉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도입 기업에 적절한 대상 업무의 선정 및 RPA 도구의 선택이 요구된다.

한편 가트너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 RPA 매출 규모가 약 10억 달러(약 1조 790억원)에 도달하고 대기업의 약 40% 정도가 RPA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RPA 글로벌 시장은 2017-2021년간 25.19%의 CAGR(연평균 성장률)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도 전 산업군을 대상으로 파일럿 도입 및 PoC (Proof of Concept)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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