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열섬 현상, 도시계획으로 개선 가능하다
도심 열섬 현상, 도시계획으로 개선 가능하다
  • 정한영 기자
  • 승인 2018.08.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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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원인은 뜨겁게 달궈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건물 냉난방, 자동차,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이다
UNIST 조기혁 도시환경공학부 교수(사진:UNIST)

열섬 현상은 도시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주목할 정도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한반도 전역에서 연일 기록적인 폭염과 온열 환자 발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UNIST(총장 정무영) 도시환경공학부 조기혁 교수가 도시계획을 통한 문제해결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집중하는 분야는 울산 도심의 열섬 현상에 대한 분석과 그 대응책이다.

열섬 현상의 주요 원인은 뜨겁게 달궈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건물 냉난방, 자동차,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이다. 이는 열대야 현상을 일으키고, 오존과 미세먼지의 2차 생성을 유발해 대기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위험하다.

또 폭염이 발생했을 때는 작은 기온 차이도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울산 도심의 열섬 현상을 완화할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조기혁 교수가 건설공학 분야 권위지인 ‘건물과 환경(Building and Environment)’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여름철 울산 도심의 열섬 현상 강도는 평균 2.5도로 나타났다. 이중 약 1.5도의 온도 차이는 도로 개방성, 도시설계 등 도심의 물리적 특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1도의 격차는 도심과 외곽지역의 지리적 입지조건 차이의 결과로 설명됐다.

울산지역 열섬 현상 파악을 위한 기온 측정 지점(44개소)

논문의 기온 데이터는 지난 2016년 연구팀이 직접 설치한 44개소의 측정소에서 1년간 수집됐다. 연구진은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온을 측정하기 위해 도로변 가로등을 중심으로 측정기기를 설치했다. 또 측정지점에서는 온도뿐 아니라 주변 도로의 너비, 빌딩의 밀도, 하늘 조망 등을 함께 측정해 물리적 특성을 비교했다.

조 교수는 “도심과 외곽지역의 입지에 의한 차이는 변동의 여지가 없지만, 1.5도의 온도차는 도로변의 설계 특성 등에 의해 변화가 가능한 부분”이라며 “울산의 도시 계획에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절기 시간별 열섬 현상 강도 변화 그래프로 울산 여름철 야간(00:00)에 교외의 기온(점선, Rural Temperature)와 도심(동그란 점, Urban Center)의 온도를 비교하면 약 2.5도의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울산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 교수의 제안은 도심지의 도로 주변에 녹지를 확보해 개방성을 높이고, 차로를 줄이고 보도를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녹지 확보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되고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의 큰 건물들을 주요 도로에서 조금 떨어지게 짓는 것만으로도 열섬 현상이 완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녹지와 바람 길을 마련하는 등 시민친화적 공간계획을 위한 연구와 정책을 추진한다면 열섬 현상 완화와 대기질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기혁 교수팀은 열섬 현상 측정에 이어 도로 주변의 물리적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는 울산 도심지역 도로의 특성을 유형화해 도시 정책에 활용하는 도시기후구역(Urban Climate Zone) 개발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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