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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혁신을 막는 낡은 연구개발(R&D) 규제, 연구자 중심으로 과감히 개편이낙연 국무총리, 제3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 주재
정한영 기자 | 승인 2018.03.08 18:13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늘(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소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을 찾아 KISTORIUM(KIST 역사관)을 방문하고, ‘제3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를 주재했다.

현장대화에서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자 중심의 연구개발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연구자, 기업인, 전문가들로부터 연구개발(R&D) 분야 애로 및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혁신성장을 위한 국가 R&D 분야 규제혁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참석자로는 김성덕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장, 김연수 충남대 교수, 서유석 ㈜제넥신 대표이사, 서태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성과전략실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이승복 서울대 교수, 원종필 건국대 교수, 장영주 단국대 교수, 정지홍 (주)상아프론테크 기술연구소 이사, 최승수 ㈜류씨은 이사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산업부 차관, 중기부 차관, 복지부 차관, 교육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먼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연구업적관과 기획전시관을 방문하여 연구업적과 최신 연구성과를 들었으며, 녹색형광물질을 활용하여 포유동물의 신경세포 간 연결망(시냅스)을 3차원으로 시각화하는 3D 뇌연결망 홀로그램과 IT 기술과 접목하여 한국인의 유전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이 변환 3D 몽타주 생성기술 모습을 참관하기도 했다.

이어서 이 총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대회의실에서「혁신성장을 위한 국가 R&D 분야 규제혁파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과기정통부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준비한「혁신성장을 위한 국가 R&D 분야 규제혁파 방안」을 발표했으며, 금번 방안은 혁신성장의 핵심동력인 국가 R&D 분야의 체질개선과 혁신을 위해서는 주요 전략분야 패키지 투자 등 혁신생태계 정비 뿐 만이 아니라, 실제 연구현장에서 연구자가 혁신의 주체로써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시스템 혁신도 병행하여 추진되어야 한다는 인식 하에 마련됐다.

특히 작년 11월 마련한 ‘과기정통부 R&D 프로세스 혁신방안’과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연구제도혁신기획단’을 통해 수렴한 연구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국가 R&D 전주기에 걸친 과다한 규제 개선과 부처별 산재된 R&D 규정에 대한 정비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날 현장대화에서 건의된 내용을 포함하여 향후 추가적인 의견 수렴과 과제 발굴을 거쳐 연구몰입과 혁신성장을 위한 「(가칭)국가연구개발특별법」 입법을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으며, 혁신성장을 위한 국가 R&D 분야 규제혁파 방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R&D 프로세스 전반의 규제 혁파

(연구수행·평가) 1년 단위 잦은 평가로 인한 비효율과 행정부담을 대폭 완화하고 환경변화 시 연구자의 자발적인 연구 중단을 허용하며, 매년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하던 연차평가를 폐지하고 최종평가 방식도 부처별·사업별로 간소화시킨다. 아울러, 기술·시장의 환경 변화로 진행 중인 연구의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 연구비 환수 등 제재 없이 연구기관 스스로 연구 중단이 가능하게 된다.

< 규제혁파로 사라지는 연구현장의 모습 (예시) >

▶ A대학 B교수는 5월말 연차평가를 맞아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한번 정리하여 IF(논문 영향지수)가 비교적 낮은 저널에 일단 투고하기로 했다. 올해 7월 정도까지 연구를 계속 진행한다면 현재보다 더 유명한 저널에 논문 투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연차평가 시 제출할 성과가 없어 논문을 나눠 내기로 하였다.

▶ C기업은 ‘000’ 개발을 목표로 정부 R&D 과제를 3년째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해외 D기업으로부터 유사한 제품 출시 소식이 들려왔다. C기업은 당초 과제 종료를 2년 남겨두고 있었으나 개발을 계속하더라도 2년의 시간과 연구원 인건비만 낭비될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에 해당 E전문기관에 연구 중단을 요청하였으나 지금까지 지원받은 연구비를 모두 반납해야 연구중단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 (연구관리) 연구와 행정지원 기능을 분리하고 ‘사전 통제-사후 적발·환수’ 중심의 연구비관리 행정도 개편된다.

현재 많은 연구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연구비 관리·정산, 물품구매 등의 행정업무는 행정지원 전담인력을 배치·처리토록 하여 연구자는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며, 연구 착수 단계에서 ‘물량×단가’ 중심의 소요명세서 작성을 폐지하고 세부 인건비 등 필수 내역과 연구비 세부항목별 총액만 기재하도록 하여 전문기관 등에서 당초 계획 대비 지출을 세세하게 관리·감독하던 관행이 없어진다.

< 규제혁파로 사라지는 연구현장의 모습 (예시) >

▷ A기관의 B연구실에서는 학생연구원 C씨가 행정처리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당초 000 분야 최고의 연구자를 목표로 연구실에 들어왔으나 정작 연구보다는 연구실 내 연구비 관리, 영수증 처리, 각종 전산시스템 입력 등 행정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 D대학 E교수는 과제연구비 정산 때 당초 1년 전 계획서에 기재하지 않은 회의비와 논문 게재료로 연구비가 지출되었다며 해당 연구비를 환수해간 것이다. E교수는 1년 간 얼마나 많은 회의와 논문이 진행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소요명세서를 일일이 예상하고 작성하는 것은 규제란 생각이 들었다.

▷ (제재) R&D 과정의 금전적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금지되고 선의의 피해자 권익보호를 위한 절차가 마련된다.

앞으로 R&D 도중 발생한 자산손실에 대해서는 연구자 비리나 고의적인 중과실이 아닌 경우 연구자 개인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 되며, 전문기관 제재 처분에 연구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동일한 전문기관에서 또 다시 심사하던 절차를 개선, 별도 위원회에서 이의 신청에 대한 연구자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추가 검토를 하는 제도가 시범 도입된다.

< 규제혁파로 사라지는 연구현장의 모습 (예시) >

▽ A연구소 B연구원은 최근 종료된 정부 R&D 과제와 관련하여 ‘불성실 연구수행’이라는 지적과 함께 1천만원의 연구비 환수 제재 사전통보를 받았다. 억울한 마음에 해당 전문기관에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별다른 소명기회 없이 똑같은 사유로 제재처분이 확정되었다.

 

2. 부처별 R&D 제도·시스템 통합

(연구비) 부처별 개별 규정에 산재된 연구비 사용 기준과 연구비관리 시스템이 통합된다. 그간 부처와 R&D 사업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되던 연구비 사용 기준을 일원화하고 산·학·연 등 연구기관에 따라 연구비 사용 기준을 유형화하여 수요자에 맞춰 적용된다.

< 규제혁파로 사라지는 연구현장의 모습 (예시) >

▼ A기관 B연구원은 C부처 과제를 수행하다 최근 연구비 환수를 당했다. A기관 내부 연구원들끼리 모인 회의의 회의비는 불인정한다는 사유였다. 작년 D부처 과제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항이었다. A기관에서는 비슷한 사안이 여러 번 반복되자 부처별·사업별 연구비 세부 사용기준이 세세하게 규정된 연구비 관리 매뉴얼 제작에 착수했다.

▼ (연구정보) 20여개로 나뉘어진 과제관리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통합하여 연구현장에 대한 단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문기관별로 과제·연구자·성과 등의 다양한 정보를 개별 시스템에 각각 입력, 조회토록 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단일 시스템에서 입력, 조회 할 수 있도록 하여 전문기관 간 정보 공유는 물론 연구자 간 연구정보 공유·협력도 쉬워진다.

이외에도 획일적인 RFP(과제제안요구서) 공모, 불특정 시점의 과제 공모 등 과제 참여 기회를 제한하는 과제 공모 관행을 개선하고 전문기관에 대한 행정서비스 평가, 부처별 R&D 관리 법규 동시 개정 등을 통해 제도 혁신의 지속성·체계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번 혁파 방안을 통해 불필요한 행정부담을 완화하여 연구자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한편 연구기관 내 행정부서와 부처·전문기관의 연구행정 전문성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정부에서는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를 통해 정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현장 애로를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한영 기자  cys01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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