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OS 플랫폼 다시 춘추전국시대로 (2)
연재) OS 플랫폼 다시 춘추전국시대로 (2)
  • 최광민 기자
  • 승인 2016.01.02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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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 플랫폼 다시 춘추전국시대로 (2)

 

IT 패러다임 변화의 시작

 

LG 경제연구원 전승우 선임연구원(swjeon@lgeri.com)

3. 운영체제 시장의 새로운 흐름
4. 시사점

 

서언) IT 산업을 주도한 운영체제의 발전, 과거 메인프레임(Mainframe) 컴퓨터가 활발하게 사용되었을 무렵 사람들은 펀치 카드나 마그네틱 테이프에 기록되어 있는 명령이나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였다.

컴퓨터에는 카드나 테이프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읽고 이를 해석하는 내장 프로그램이 탑재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운영체제의 기원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매우 단순한 기능만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오늘날의 운영체제 개념과는 거리가 있었다.

최초의 운영체제는 1956년 제너럴 모터스(GM)가 메인프레임 컴퓨터 IBM 704를 사용하기 위하여 만든 GM-NAA I/O였다. 그러나 이때만 하더라도 운영체제가 중요하게 강조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너럴 모터스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은 자신들이 구입한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위하여 각자 운영체제를 개발하였다. 그러므로 같은 유형의 응용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운영체제에 맞추어 별도로 개발되어야 하는 등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1964년 IBM은 새로운 메인프레임 컴퓨터 System/360을 출시하였고 2년 후 이를 위한 운영체제인 OS/360을 발표하였다.

OS/360은 파일 시스템, 가상 메모리 등 오늘날의 운영체제에 적용되는 핵심 기술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후 운영체제의 기술 발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었다. 이후 1971년 AT&T의 벨 연구소(Bell Lab.)에 근무하던 켄 톰슨(KenThomson)은 동료인 데니스 리치(Dennis Ritchie), 피터 뉴먼(PeterNeumann) 등과 함께 하나의 컴퓨터에서 여러 사용자가 작업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지원하는 유닉스(Unix)를 만들었다.

이후 1973년 데니스 리치가 C 언어로 유닉스를 다시 작성하였는데, 범용성이 뛰어난 C 언어로 만든 유닉스는 워크스테이션이나 개인용 컴퓨터등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에 쉽게 적용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유닉스는 버클리 대학에서 만든 BSD(Berkeley Software Distribution)를 비롯하여 선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의 솔라리스(Solalis)와 HP(Hewlett-Packard)의 HP-UX, DEC(Digital Equipment Corporation)의 울트릭스(Ultrix), 애플의 맥 OS(Mac OS), 그리고 대표적인 오픈소스 운영체제로 자리잡은 리눅스(Linux) 등 여러 운영체제의 근간이 되었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등장과 디스플레이, 입출력 장비 등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가정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가 등장하였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은 날이 갈수록 급격히 성장하였지만 공통적으로 사용되었던 운영체제가 없었던 탓에 여러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에 맞는 운영체제를 각자 개발하였다. 코모도어(Commodore)의 아미가 OS(Amiga OS), 애플의 맥 OS 등 여러 운영체제가 등장하였는데, 결국 시장을 석권한 것은 IBM PC에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의 MS-DOS(Microsoft Disk Operating System)였다.

IBM은 PC를 빠르게 출시하기 위하여 마이크로소프트에 운영체제 개발을 의뢰하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애틀 컴퓨터(Seattle Computer)가 개발하던 운영체제를 사들인 후 일부 코드를 수정하여 MS-DOS를 개발하고 IBM에 제공하였다. IBM PC의 폭발적인 성공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작은 벤처 기업에서 일약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MS-DOS를 기반으로 멀티태스킹과 그래픽 인터페이스(Graphic Interface) 등 여러기능을 추가한 윈도우 OS(Window OS)를 출시하였다. 윈도우 OS는 출시되자마자 전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오늘날까지 개인용 컴퓨터의 독보적 운영체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후 휴대폰과 PDA 등 모바일 기기들이 등장함에 따라 이를 위한 운영체제도 등장하였다. 1990년대 초 영국의 PDA 기업 사이온(Psion)은 자사의 Psion Series 3를 지원하기 위하여 EPOC라는 운영체제를 만들었는데, EPOC은 후에 에릭슨(Ericsson)과 노키아(Nokia)의 휴대폰에 적용된 심비안(Symbian)으로 발전하였다.

팜(Palm)은 자사의 Pilot 1000과 5000 등을 구동하기 위한 Palm OS를 발표하였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 OS를 변형한 윈도우 CE라는 운영체제를 선보였다. 지금은 블랙베(Blackberry)로 이름을 바꾼 리서치 인 모션(Research In Motion) 역시 자체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만든 블랙베리 휴대폰을 판매하여 기업용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당시 모바일 기기는 오늘날과 달리 스케줄 관리, 메모, 통화 등 제한적인 기능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운영체제의 중요성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모바일 운영체제가 본격적으로 각광받게 된 것은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면서부터 였다. 여기에서 애플은 자사의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 OS X를 개조한 모바일 운영체제 iOS를 선보였는데, 강력한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터치 기능 등 이전의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볼 수 없었던 기능을 제공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일 년 후 구글을 중심으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가 등장하여 iOS와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을 양분하게 되었다.(본 기고 내용은 저자에 저작권이 있으므로 저자의 동의 없이는 무단 복제 또는 전재를 금합니다.)

 

"사람들의 특정 운영체제에 대한 종속성은 무척 견고하여 하나의
운영체제에 익숙해지면 다른 운영체제를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

 

3. 운영체제 시장의 새로운 흐름

(1)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신규 운영체제

새롭게 운영체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파이어 OS는 아마존이 보유한 풍부한 컨텐츠의 활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였다. 페이스북 역시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였지만 여의치 않음을 깨닫고 방향을 선회하였다.

또한 타이젠이나 파이어폭스(Firefox), 우분투(Ubuntu) 등 안드로이드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러 운영체제들 역시 아직까지 시장에서 뚜렷한 위치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과거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초창기 개인용 컴퓨터가 가정에 보급될 당시에는 애플 등 각 기업들이 스스로 운영체제를 만들었기 때문에 하드웨어에 가려 그 중요성이 덜 부각되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쉽게 설치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능을 갖춘 운영체제를 출시하여 단번에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다.

윈도우 OS의 아성을 깨기 위한 시도 역시 줄기차게 이어졌으나 결국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하였다. 특히 핀란드의 컴퓨터 과학자 리누스 토발즈(Linus Tovalds)가 유닉스(UNIX)를 개조하여 개인용 컴퓨터에 적합하도록 만든 리눅스는 값비싼 윈도우 OS와 달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되었고 성능 역시 빠르게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실패의 원인은 기술력의 한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특정 운영체제에 대한 종속성이 무척 견고하기 때문이다. 즉 하나의 운영체제가 익숙해지면 특별한 변동이 없는 한 다른 운영체제를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운영체제라 하더라도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학습과 시행착오 등 여러 전환 비용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단 운영체제가 주류로 자리잡게 되면 지속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중국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모바일 운영체제 역시 아직은 기존 운영체제에 대항하기 어렵다. 따라서 당장은 중국 내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샤오미나 오포, 알라바바 등은 중국 시장에서 자사의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구글이 당국의 규제 탓에 중국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 틈을 타고 텐센트, 바이두(Baidu) 등 자국의 IT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구글의 서비스가 제한되는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해야 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운영체제를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컸던 것이다.

또한 타이젠과 파이어폭스 등은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낮기 때문에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이 적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들 운영체제 역시 당장은 안드로이드와 iOS의 위세를 넘기 어렵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국가를 중심으로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비즈니스에서는 개인용 컴퓨터와 달리
더 이상 운영체제가 하나의 상품으로 팔리지 않게 되었다. ”

 

(2) 운영체제 가격 제로 시대 도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OS 출시는 하드웨어에 종속적인 소프트웨어 중 하나로 취급되었던 운영체제의 위상을 바꾸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운영체제와 달리 윈도우 OS를 단일 패키지 제품으로 판매함으로써 IBM PC의 성장을 기반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하드웨어와 달리 대량 생산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거의 없는 소프트웨어의 특성 상,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손쉽게 판매를 늘릴 수 있었고 이를 통하여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 될수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 운영체제 비즈니스는 이와 상이하게 진행되었다. 더 이상 운영체제가 하나의 상품으로 팔리지 않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은 운영체제를 하드웨어에 완벽하게 탑재하여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데에 주력하였기 때문에 개인용 컴퓨터처럼 사용자가 직접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애플은 iOS를 아이폰과 개별적으로 판매하지 않았으며, 다른 기업들 역시 각 기기 특성에 맞게 안드로이드를 조금씩 수정하였기 때문에 이를 개별적으로 팔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운영체제는 소비자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제품이라는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애플은 지속적으로 iOS의 업데이트를 무료로 제공하여 아이폰의 기종에 상관없이 최신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 역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되고 있으며, 애플과 마찬가지로 다른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 역시 지속적으로 안드로이드의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체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이 바뀌게 되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무료 배포 움직임은 운영체제
비즈니스 모델의 대대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

 

이런 추세는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로 확대되고 있다. 구글은 2010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운영체제 크롬 OS(Chrome OS)을 전격적으로 무료로 배포하여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비록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동작하고 기술 완성도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큰 호응을 얻지 못하였지만, 당시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파격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크롬 OS의 무료 배포라는 구글의 실험은 주춤하였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확산으로 이러한 흐름은 꾸준히 이어졌다. 결국 애플 역시 2013년 자사의 컴퓨터 운영체제 OS X 10.9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하였다. 무엇보다도 운영체제를 통하여 막대한 수익을 거둬 온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최근 출시한 윈도우 OS 10의 무료 업그레이드를 발표하면서 큰 화제를 낳았다. 비록 기업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정책이지만, 윈도우 OS는 지금까지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매출 제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았다.

최근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움직임은 운영체제 비즈니스 모델의 대대적인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이제 운영체제 비즈니스는 개별적인 소프트웨어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하여 하드웨어의 품질 및 차별화 수준을 높이는 한편 각종 컨텐츠 및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운영체제가 직접적인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되기보다는 다른 요소들의 가치 창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3) 폐쇄성을 넘어 개방성으로

운영체제를 정의하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독자적인 생태계 영역을 구축하는 폐쇄성이다. 특정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운영체제가 제공하는 개발 도구를 사용해야 하며, 상황에 따라 운영체제 기업의 검증을 거쳐야 했다. 그러므로 해당 응용 소프트웨어가 다른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만일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이 여러 운영체제에서도 구동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운영체제에 맞는 프로그래밍 작업을 새로거쳐야 한다.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는 매우어렵고 불편하기 때문에 널리 상용화되지 못하였다. 

 

"운영체제 기업들은 자사의 운영체제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응용 소프트웨어 판매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

 

운영체제 기업들은 자사의 운영체제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응용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하여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에서 구동되는 오피스(Office) 등 여러 소프트웨어를 판매하여 윈도우 OS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 운영체제를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 역시 앱스토어 등 자사의 운영체제에 기반한 여러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와 달리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기업의 운영체제가 자리잡게 되면서 절대적 쏠림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 각 기기의 특성에 맞게 독창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응용 소프트웨어의 위상도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의 폐쇄적 정책만으로는 운영체제의 경쟁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한 기업들은 점진적인 전략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요 응용 소프트웨어 확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특정 하드웨어 기기만을 고집하던 것에서 벗어나 다른 기기에도 자신의 운영체제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철저히 배타적이 었던 경쟁 운영체제와의 연결성도 폭넓게 지원하는 등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IBM의 파워 PC 프로세서 대신 인텔 x86 프로세서를 자사의 매킨토시 (Mackintosh) 컴퓨터에 적용한 애플이 여기에서 윈도우 OS도 지원하는 등 과거에도 유사한 움직임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 이와 같은 움직임은 한층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iOS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윈도우 OS 10에서도 활용할수 있도록 돕는 윈도우 브릿지(Window Bridge)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open sources its iOS toolkit for building Windows 10 apps”, ZDNet, 2015.08.06)는 이를 통하여 많은 iOS의 응용 프로그램들이 윈도우 OS 10에서도 구동되도록 지원하여 윈도우 OS 10의 점유율을 끌어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 역시 2012년 안드로이드 전용 소프트웨어를 iOS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J2ObjC라는 개발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공개하는 등 응용 소프트웨어 및 개발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운영체제 시장의 움직임은 웨어러블기기와 스마트 자동차 등
사물인터넷으로 IT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현상으로 볼 수있다. ”

 

또한 웨어러블 기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웨어가iOS와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른 운영체제 및 기기와의 호환에 한층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런 변화가 아직까지 운영체제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윈도우 OS 10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기 등 모든 하드웨어를 연결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 방향이 시사하듯이, 여전히 이들 기업들은 자사의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독자적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이 한계를 드러낼 조짐을 보이면서 운영체제 전략도 점진적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4. 시사점

(1) IT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운영체제 경쟁을 촉발 최근 운영체제 경쟁 심화의 배경에는 IT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메인프레임에서 개인용 컴퓨터로, 그리고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할 때마다 운영체제는 그 중심에 자리잡아 왔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으로 중요성이 부각된 운영체제는 애플의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기의 성능 및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개인용 컴퓨터의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한 마이크로소프트 및 스마트폰에 가장 적합한 운영체제를 보유한 구글과 애플이 각 시대의 IT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최근 운영체제 시장의 움직임은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자동차 등 사물인터넷으로 IT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는 개인용 컴퓨터와 성능은 물론이고 구매의 소구점이 달랐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라는 뛰어난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지위를 이어가는 데에 실패하였다. 마찬가지로 사물인터넷 기기의 특징 역시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모바일 기기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므로 여기에 맞는 운영체제를 찾는 수요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많은 IT 기업들은 구글과 애플의 운영체제 위상이 사물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자체 운영체제의 개발과 보급에 더욱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체제의 위상 및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는 반면 그
특성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운영체제의 중요성은 사물인터넷 시대에서도 여전히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가전 기기는 물론이고 자동차 등 일상 생활에 필수적인 기기 안에 각종 첨단 IT 기술이 장착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핵심 소프트웨어로서 운영체제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텐센트 등 운영체제와 무관했던 기업들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듯이, 향후에도 대기업은 물론 벤처 기업 등도 운영체제 개발을 통하여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등장하고 있다.

(2) 개방성이 운영체제의 새로운 이슈로 부각

아무리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운영체제가 없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오늘날 운영체제는 단순히 응용소프트웨어 구동을 지원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차별화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는 향후에도 신기술 적용의 테스트베드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지원등 그 역할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앱스토어는 모든 운영체제의 핵심 비즈니스로 자리잡았으며,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적합한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OS 10을 통하여 홀로렌즈

(Hololens)와 코타나(Cotana) 등 최신 인터페이스 기술을 발표하는 등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운영체제의 위상 및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는 반면 그 특성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운영체제를 판매하여 수익을 거두는 것을 넘어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및 서비스의 차별화를 구축하고 이를 통하여 더욱 큰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주류를 이루는 것이다. 즉 운영체제 자체가 직접적으로 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다양한 요소를 통하여 가치가 확대될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운영체제 전략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류의 기기와 운영체제, 그리고 서비스를 유연하게 포섭하는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한 전략방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나 많은 운영체제 및 하드웨어, 서비스와 호환될 수 있는지가
운영체제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모바일 메신저의 부상 등 복잡하게 전개되는 IT 비즈니스에서 독자적으로 생태계를 구축하여 다른 운영체제 사용자를 끌어오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운영체제 기반의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나아가 타 운영체제와의 적극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얼마나 많은 운영체제 및 하드웨어, 서비스와 적절하게 호환될 수 있는지가 운영체제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이슈가 될 가능성도 높다.

(3) 효과적인 플랫폼 전략의 중요성 커진다

운영체제를 확보하기 위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운영체제의 개발만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확고한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 또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대적인 전략 추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개인용 컴퓨터와 모바일 시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경쟁 기업과의 싸움에서 이긴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여전히 탄탄한 사용자층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른 기업들이 모방하기 힘든 핵심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규 운영체제를 선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선두 기업들의 아성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한 기술력 못지 않게 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플랫폼 포지셔(Platform Positioning)전략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사한 특징과 기능이 대부분인 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달리 사물인터넷 기기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운영체제의 주요 기능 및 적용 제품, 차별화 서비스 등 구체적인 유형과 특징을 정의하고 각 사물인터넷 분야에 가장 적합한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한층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도 운영체제 경쟁 구조 변화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운영체제의 확보와 더불어 자사의 서비스를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 또한 강조될 것이다. 각 분야에 걸쳐 특화된 운영체제가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나의 운영체제를 고집하기 보다는 다수의 운영체제를 포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은 여러운영체제를 넘나드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

 

특히 거의 모든 IT 기업에 걸쳐 클라우드 기반의 컨텐츠 서비스가 핵심 비즈니스로 부상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을 여러 운영체제를 통하여 자사의 클라우드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주요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OS 10의 빠른 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동시에 원드라이브(OneDrive)나 스카이프(Skype) 등 자사의 주요 서비스를 iOS나 안드로이드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iOS의 폐쇄적 운영으로 일관해 온 애플 역시 새롭게 출시한 스트리밍 음악서비스 애플 뮤직(Apple Music)을 안드로이드에서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자사의 iCloud를 기반으로 시리(Siri)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 온 애플은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하드웨어를 넘어 컨텐츠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하기 위하여 여러 운영체제를 넘나드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운영체제 시장의 변화에 따라 IT 산업 전반의 역동성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사의 비즈니스와 미래 성장 방향에 맞는 운영체제의 확보 및 활용극대화를 위한 면밀한 분석이 대부분 IT 기업들의 중요 과제로 부상할 것이다. 특히 다양한 운영체제의 등장을 통하여 재편될 기업 간 역학 관계와 기술 및 비즈니스 트렌드의 방향성을 가늠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더욱 고민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감사합니다. LG 경제연구원 전승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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