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센서, 다양한 질병 진단, 체액 한 방울만으로 알아낸다.
바이오센서, 다양한 질병 진단, 체액 한 방울만으로 알아낸다.
  • 김수아 기자
  • 승인 2018.01.25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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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중심의 기존 진단 체계에서 환자 중심의 진단 체계로의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
연구성과 그래픽 이미지(사진:KIST)

기존의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는 전문 의료인이 환자의 혈액을 다량으로 채취해 분석을 수행했다. 그러므로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해야 하는 입원 환자들이나 채취가 어려운 신생아 및 영유아, 주사로 인한 통증과 거부감을 가지는 환자들의 큰 불편을 초래하였다. 

또한 혈액 검사법의 경우 직접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결과의 확인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체액 한 방울만으로 여러 가지 건강 상태를 빠르고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생체재료연구단 서정목 박사팀과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이태윤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혈액이나 단백질이 묻지 않는 기능성 표면을 구현하고 그 위에서 혈액을 비롯한 눈물, 땀, 소변 등의 체액을 물방울 형태로 이동시키거나 수십 마이크로리터(microliter, μL, 백만분의 일 리터) 단위로 분배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1 cc 미만의 소량의 혈액이나 체액만으로 동시에 여러 가지 질병 유무나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중심의 기존 진단 체계에서 환자 중심의 진단 체계로의 전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IST-연세대 공동연구진은 개발된 표면을 이용하여 한 방울의 체액으로 여러 가지 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이 가능한 바이오센서 시스템이 구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휘어지거나 늘어날 수 있는 얇은 신축성 실리콘(silicone) 소재 위에 기능성 접착제 및 나노입자를 스프레이 코팅하여 표면장력이 낮은 기름이나 단백질을 포함한 혈액, 바이오 샘플에도 젖지 않는 초발수성 및 발유성(superamphiphobic)을 동시에 지닌 코팅 표면을 형성하였고, 진공흡입장치를 이용하여 표면 위에서 여러 가지 액체를 방울 형태로 이동시키거나 수십 나노리터로 분배시킬 수 있는 미세 액적 제어 시스템(droplet manipulation system)을 개발 했다.

<초소유성 표면 구현 및 액적 제어 기술>A. 스프레잉 코팅 기법을 이용한 초소유성 표면 구현 및 초친수성 미세 패턴 형성 모식도.B. 제작된 초소유성 표면의 SEM 이미지. 마이크로/나노 계층 구조를 지니고 있다.C. 초소유성 표면 및 초친수성 표면 위에서의 액체 사진. 초소유성 표면 위에서는 여러 가지 액체들이 액적 형태로 존재하는 반면 초친수성 표면에서는 완전히 젖어버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D. 초수유성 표면 기반의 액적 제어 시스템을 이용한 미세 액적 분배 사진. 샘플 액적으로부터 수십 마이크로리터의 의 미세 액적이 분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액적 제어 시스템의 미세 패턴에 각각 혈당, 요산, 젖당 농도에 따라 색이 변화하는 시료를 사전 처리하여 소량의 혈액 한 방울만으로 체내의 혈당, 요산, 젖당의 농도를 정밀하게 검출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또한 혈당 농도 측정을 통하여 실제 당뇨병 여부를 성공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KIST 서정목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혈액검사 시 필요한 혈액량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소량의 혈액만으로 환자의 건강 상태나 다양한 질병 유무를 검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향후 혈액채취에 거부감이 있거나 채취가 어려운 사람들, 혹은 빈번한 혈액 검사가 필요한 환자들의 질병 관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ACS NANO’(IF : 13.942, JCR 분야 상위 3.27%))에 1월 15일(월)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A Single-Droplet Multiplex Bioassay on a Robust and Stretchable Extreme Wetting Substrate through Vacuum-Based Droplet Manipulation.

 

참고)용어해설

생체지표 (Biomarker): 생체지표란 정상 상태, 질병 진행, 치료 상황 등과 같은 체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포도당, 요산, 젖당, 단백질 등 다양한 체내 물질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의 경우 혈액이나 소변 등에 포함 된 포도당의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진단이 가능하다. 이처럼 생체지표를 통한 건강상태에 대한 추적 및 질병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체지표를 정밀하게 검지하는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초소유성 (Superamphiphobic): 초소유성이란 초소수성(superhydrophobic)의 확장 개념으로 기름 성분에도 젖지 않는 표면을 의미한다. 초소수성 표면은 낮은 표면에너지와 높은 표면 거칠기로 인하여 물에 젖지 않는 성질을 나타낸다. 그러나 일반적인 초소수성 표면은 기름과 같이 액체의 표면 장력이 낮은 경우에 액체에 대한 반발성이 낮아 젖게 된다. 이에 비하여 초소유성 표면은 특이한 표면 구조로 인하여 표면 장력이 낮은 액체에 대해서도 높은 반발성을 나타낸다.

액적 제어 (Droplet manipulation) 기술: 액적 제어 기술이란 물방울 형태의 액체를 제어하는 기술로 주로 초소수성 표면 위에서 이루어지며 물방울의 이동, 혼합, 분리, 분배 등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까지, 액적을 제어하기 위하여 전기적인 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습윤 (Electrowetting), 유전영동 (Dielectricporesis)과 자력을 이요하는 자성유체 (Ferrofluidic) 등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 되었으나, 외부의 전기적/화학적 자극에 의해 바이오시료의 변형을 가져올 수 있어 진단 기술에 응용되지 못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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