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노 재료 및 공정 기술이 급격히 발전함에 따라 전자 기기의 경박단소화가 가능해졌고, 이를 활용한 웨어러블 일렉트로닉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첨단 IT 산업과 패션 산업의 융합은 의류의 하이테크화를 도모하여 의류의 新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웨어러블 일렉트로닉스 연구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자 섬유 연구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인 디스플레이 연구도 과거에는 리지드한 LED를 의류 표면에 부착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현재에는 직물 위에 디스플레이 소자를 형성하는 연구와 In-fabric 형태로 직물 내부에 직조되어 있는 섬유에 유연한 OLED를 형성하여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다양한 방법들 중 현재에는 섬유공학적인 접근을 통해 섬유 형태에 전기적인 기능을 부여하여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연구가 가장 이상적인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섬유형 디스플레이 소자는 평판 디스플레이 소자 대비 굉장히 낮은 효율과 수명이 보고되었고, 이는 실제 의류에 적용하기에 제약이 따랐다. 게다가, 지금까지 보고된 다양한 방법은 열에 취약한 섬유 소재를 고려하지 않고, 섬유형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구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실제 섬유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런 시점에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얇은 섬유 위에 고효율의 유기발광 디스플레이(OLED)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있다. 향후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 고수명의 OLED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섬유형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연구는 기기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소자의 성능이나 내구성 측면에서 평판 기반의 OLED 소자에 비해 턱없이 낮은 성능을 보였고 이로 인해 실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로 응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섬유에 적합한 OLED 소자 구조를 설계해 3차원 섬유 구조에 적합한 딥 코팅 공정을 활용했고 이를 통해 평판 제작물에 버금가는 고효율, 고수명의 OLED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평판 기반의 용액 공정을 활용한 OLED 구조를 그대로 섬유에 적용해도 성능 저하가 전혀 없이 1만cd/m2(칸델라/제곱미터) 수준의 휘도, 11cd/A(칸델라/암페어) 이상의 효율을 보임을 확인했으며, 4.3%의 기계적 변형률에도 섬유형 OLED 성능이 잘 유지됨을 확인했고 개발한 섬유형 OLED를 직물에 직조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음을 증명했다.
이번 개발한 기술은 300마이크로미터(㎛) 직경의 섬유에서부터 머리카락보다 얇은 90마이크로미터 직경 섬유에도 OLED를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105℃ 이하의 저온에서 모든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열에 약한 일반적인 섬유에도 적용 가능하다.
최 교수는 “기존 섬유형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연구는 낮은 성능으로 인해 응용에 많은 제약이 따랐지만 이 기술은 직물을 구성하는 요소인 섬유에 고성능의 OLED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다”며 “간단하고 저비용의 공정으로 고성능 섬유형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12월 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