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옷에 붙여 햇빛으로 전기를?
이슈) 옷에 붙여 햇빛으로 전기를?
  • 김수아 기자
  • 승인 2017.09.21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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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을 흡수해 뜨거워진 부분과 나머지 부분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원리로 온도차를 20.9℃까지, 발전 효율 크게 높여
웨어러블 태양광-열전 발전기는 유연한 필름 위에 광흡수체를 쌓고 열전 잉크로 반도체를 그려 만든다(사진:UNIST)

최근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태양광, 진동, 열, 바람, 수력 등과 같이 자연적인 에너지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아서 전기에너지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의 적용 범위가 늘고 있다. 이중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는 대부분 피부나 옷에 직접 부착해 체온과 대기 사이의 온도차로 구동된다.

종래 열전 발전기는 딱딱한 열전 재료와 기판재로 만들어졌다. 딱딱한 물질은 몸에 붙일 경우 빈 공간이 생기기 쉽고, 이에 따른 열손실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딱딱한 열전 재료로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 제작을 위해서는 유연성이 높고 기계적으로 안정적인 유연한 열전 재료와 기판, 포장재가 필요하다.

새로이 UNIST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폴리이미드 필름에 광흡수체를 적층시킨 유연한 기판의 모습(사진:UNIST)

이처럼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를 실제 환경에 적용할 때, 열전성능지수와 유연성뿐 아니라 온도차도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열전 발전기의 출력은 짧은 막대 모양의 반도체인 ‘열전 레그(Thermoelectric leg)’ 양단 온도차의 제곱에 비례해 증가한다.

온도차가 크면 클수록 출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열전 발전기를 설계할 때 반드시 온도차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에서 구동 온도차는 1~4℃에 불과했다.

UNIST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광열전 소자 제조 공정의 개략도: 먼저 유연 폴리이미드(PI) 기판 위에 초격자 광흡수체(Ti/MgF₂)를 부분적으로 증착한다. 이 물질은 가시광선을 흡수해 열로 바꿀 수 있다.(첫 번째 그림) 광흡수체를 포험한 폴리이미드 기판 위에 열전 잉크로 p-n 반도체를 그린다.(두 번째 그림) 완성된 웨어러블 광열전 발전기를 일상적인 햇빛에 노출 시킬 경우 광흡수체와 나머지 부분의 온도차가 20.9℃까지 벌어진다.(네 번째 그림). 이때 출력은 최대 55.15mV까지 기록됐다.(다섯 번째 그림)

또 열전 발전기 중에는 광흡수체를 이용하는 ‘광열전 발전기’도 있다. 태양광을 흡수해 열로 바꾸는 광흡수체는 주변과 온도차를 크게 만들 수 있어 효과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이처럼 높은 온도차를 달성할 수 있는 광열전 발전기 콘셉트를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와 접목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웨어러블 광열전 발전기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것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신소재공학부의 최경진 교수팀이 태양광과 열전 소재를 융합한 신개념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기존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에 광흡수 시스템을 도입한 ‘웨어러블 태양광-열전 발전기(Wearable solar thermoelectric generator)’다.

연구팀 최경진 교수(좌)와 정연수 연구원(우)이 웨어러블 태양광-열전 발전기를 살펴보고 있다

또한 옷이나 유리창, 건물 외벽 등에 붙여 전기를 만드는 ‘웨어러블 태양광-열전 발전기’는 햇빛을 흡수해 뜨거워진 부분과 나머지 부분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원리로 온도차를 20.9℃까지 벌릴 수 있어 발전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이처럼 최경진 교수팀은 온도차가 적다는 문제를 ‘광흡수 시스템’으로 해결했으며, 유연한 기판 가운데에 광흡수체를 얇게 쌓아올려 햇빛을 흡수하고 열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든 것이다. 

이번 연구에 제 1저자로 참여한 정연수 UNIST 신소재공학부 석사과정 연구원은 “기존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의 온도차를 확보했다”며 “열전 발전기의 출력은 온도차이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출력을 상당히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옷에 부착시킨 다음 태양빛을 받아 전류를 생산 중인 웨어러블 태양광-열전 발전기

이번 연구에서 온도차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열전 재료로는 비스무스 텔루라이트(Bi₂Te₃) 가 쓰였다. 이 물질은 원래 딱딱한 막대 모양의 반도체로 만들었는데,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로 활용하기 위해 잉크 형태로 만드는 사례가 많아졌다. 최 교수팀도 비스무스 텔루라이트를 잉크 형태로 바꿔 기판 위에 인쇄했다.

최 교수팀 비스무스 텔루라이트를 잉크 형태로 바꿔 기판 위에 인쇄한 모습

연구진은 폴리이미드로 만든 유연한 필름 가운데에 광흡수체(Ti/MgF₂)를 얇게 쌓아올려 기판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광흡수체 좌우에 각각 5쌍의 p-n 열전 레그(Thermoelectric leg)를 그렸다. 열전 레그는 온도차로 생긴 에너지 때문에 전류가 흐르게 되는 일종의 반도체다. 10쌍의 p-n 열전 레그로 구성된 웨어러블 태양광-열전 발전기는 햇빛에 노출됐을 때, 55.15mV의 개방 회로전압과 4.44μW의 출력 전력을 나타냈다.

최경진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한 태양광-열전 발전 기술은 소형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자가충전 기술로 응용 가능하다”며 “향후 웨어러블 전자기기 산업을 본격적으로 발전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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