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공지능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우리의 삶과 미래의 근간을 바꾸나?
이슈) 인공지능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우리의 삶과 미래의 근간을 바꾸나?
  • 정한영 기자
  • 승인 2017.09.14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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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과 서비스에서 파생된 데이터의 가치를 인정해 AI를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 승패를 가를 것이다
이미지:본지DB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우리 삶과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는 거대한 흐름이다. 특히 지난해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한 후,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발전된 인공지능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꿀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인공지능의 미래와 그것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될 것인지, 또는 어떤 의미가 돼야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자는 인공지능(AI)이 사랑이나 증오와 같은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지 않을 것이므로 AI가 의도적으로 선하거나 악해질 이유가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 학회장인 경희대 이경전 교수는“사람을 닮는 인공지능(AI)”의 위험에서 “인공지능은 합리적으로 인간 기능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으로 정의돼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AI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시나리오들을 고려해봤을 때 전문가들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아래 두 가지 시나리오를 꼽는다.

우선 AI가 치명적인 작업을 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는 경우: 예를 들어 자율병기들은 살상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므로 이 무기의 잘못된 사용은 대량의 사상자를 쉽게 유발할 수 있다. 더욱이 인공지능 무기 경쟁이 우발적으로 AI 전쟁을 초래한다면, 이 무기들은 적들의 방해를 피하고자 임무를 중단하는 것이 극히 어렵도록 설계 될 수도 있으므로, 인간은 그러한 상황을 통제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은 제한된 AI의 한해서도 존재하지만 높아지는 AI의 지능과 자율 수준에 따라 증가한다.

또한 인공지능이 유익한 작업을 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임의적(任意的)으로 파괴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 이 경우는 인공지능의 목표를 우리의 목표와 완벽하게 일치시키지 못하였을 때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 자동차에게 공항으로 가능한 가장 빨리 데려다줄 것을 요구한다면 우리의 요구가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면 가장 빨리 주행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부작용을 막으려는 인간의 노력이 인공지능에게는 목표 달성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그 어떤 인간보다 더 똑똑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인간의 지능으로는 AI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존재하지 않다. 우리가 고의로 혹은 의도치 않게 우리를 능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을 만들어 본 적이 아직 없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의 기술을 바탕으로 대처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지:본지DB

인공지능은 AI의 창시자들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이자 인지 과학자인 존 맥카티(John McCarthy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창조한 사람, 1927.9.4~2011.10.24), 인공지능(AI) 분야를 개척한 미국인 과학자로 MIT의 인공지능 연구소의 공동 설립자인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 1927.8.9~2016.1.24), 나타니엘 로체스터와 클라우드 섀넌 등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이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해 별도의 지시사항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연산 체계를 의미한다.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땐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계학습), 딥 러닝(Deep Learning, 심층학습)이란 용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또 최근 딥마인드의 ‘알파고 제로(AlphaGo Zero)’의 등장으로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 화두가 되고 있다.

머신 러닝은 인공지능의 학습방법을 의미하며, 방대한 양의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비슷한 내용끼리 분류해 판독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연산 체계다. 딥 러닝은 머신 러닝의 진화된 형태로, 대량의 데이터와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인간 두뇌의 연결성을 모방한 심층 신경망을 구현한 것이다.

강화 학습은 기계 학습의 한 영역으로 행동심리학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어떤 환경 안에서 정의된 에이전트가 현재의 상태를 인식하여, 선택 가능한 행동들 중 보상을 최대화하는 행동 혹은 행동 순서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이는 인간의 틀이 아닌 인공지능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인공지능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어떻게 산업을 바꾸고 있을까. 푸드테크 회사 위스크닷컴(Whisk.com)의 CEO 닉 홀제르(Nick Holzer)는 딥 러닝 AI를 활용해 전 세계 이용자, 레시피, 상점의 물품에 대한 수백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 지도를 만들고 데이터에 기반을 둬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은 스타트업인 위스크닷컴은 초기 2~3년간 3명의 박사 학위자와 함께 전통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해 식품 AI 플랫폼을 개발했다.

딥 러닝의 새로운 툴과 프레임워크를 활용했다면 몇 달 만에 AI 플랫폼 개발을 끝낼 수 있었겠지만 실제로는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주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지식을 기계가 학습하도록 하는 기술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딥 러닝의 개발로 인공지능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첫째는 ‘연산 능력(Processing Power)’이다. 과거 게임 마니아들에게 필수적이었던 그래픽처리장치(GPU, Graphics Processing Units)가 이제는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인 딥 러닝 연산에도 활용되고 있다. GPU는 단일 프로세서인 중앙처리장치(CPU)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코어를 탑재해 여러 명령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다.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연산을 처리하는 GPU가 딥 러닝 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한몫한 것이다.

둘째, 딥 러닝의 핵심 기능인 ‘머신 러닝 알고리즘(Machine Learning Algorithm)’이다. 머신 러닝은 기계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 모델을 만드는 것으로, 머신 러닝 알고리즘이 없다면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은 빅데이터다. 아무리 빠른 프로세서와 알고리즘을 갖추고 있더라도 데이터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요즘은 사물인터넷(IoT, lnternet of Things)이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매일 수십억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머신 러닝의 원천이 된다. 때문에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인재들이 인공지능을 설계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라이브러리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데 익숙한 인재를 고용하는 추세다.

IBM 전자부문 브루스 앤더슨(Bruce Anderson) 사장은 “이제는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기 위해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업종을 이해하고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민 데이터 과학자(Citizen Data Scientist)’가 될 수 있죠.”라며, 그는 “다양한 AI 계층들을 보면 ‘데이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학적인 차원에서 정보를 모두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가진 데이터, 또는 어딘가에 묶여 있는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여러 기업들이 인공지능 연구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공지능은 로봇·자율주행·음성지원·개인비서·헬스케어·가전·금융 등 다양한 업계를 망라해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탄생시킨 IBM은 딥 러닝 기반 감성 시스템(Deep learning-based emotional system)을 개발하고 있으며, 바이두는 "중국과 미국이 '인공지능' 쌍두마차"라며,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플랫폼 연구개발 인원에 2000명을 투입할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역시 SKT, 삼성, KT, LG 등도  AI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오픈 플랫폼으로 개방하며, 인공지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 인공지능은 산업의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킨 또 하나의 요인은 투자, 즉 자본이다. 최근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가 발간한 논문에 따르면, 구글과 바이두와 같은 거대 디지털 기업의 주도하에 인공지능 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들이 AI 부문에 투자한 금액은 2016년 기준, 무려 260~390억 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 기업인 ‘액센츄어(Accenture)’가 진행한 연구를 살펴보면, 다수의 산업군이 인공지능 덕에 경제적 산출량을 상당 폭 증가시킬 수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지,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지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인공지능이 해줄 수 있는 것과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잘 매칭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소비자가 인공지능이 탑재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추가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은 이제 다른 접근법으로 경쟁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에서 파생된 데이터의 가치를 인정해 AI를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 승패를 가를 것이다. 수많은 IT 기술 중 인공지능만큼 진화가 빠르고, 응용이 다채로운 분야가 또 있을까.

세계 전문가들은 AI가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 인간 수준의 AI 개발 성공 여부와 때, 이것이 폭발적 지능으로 이어질 것인가의 여부, 그리고 우리가 AI 개발을 환영으로 혹은 두려움으로 맞이해야 할 여부 등, 많은 분야에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미래의 근간을 바꾸며, 기업의 핵심 경쟁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을 통해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지능화를 꾀하고 있는 국내업체는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이 소비자들의 삶을 어떻게 더 유익하게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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